성내동성당 자유게시판

부활절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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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현 [peter002] 쪽지 캡슐

2003-04-21 ㅣ No.71

부활절 아침에...

 

 

당신을 만나러 가는 이른 새벽

 

자연의 생명인 빗줄기 내리웁니다.

 

어둠은 융단처럼 부드럽게 풀리고

 

바람은 유정하게 옷자락을 흔들었습니다.

 

죽음은 사흘뿐 다시 살아나리라..

 

그 말씀..

 

꿈에서도 의심한 적은 없건만

 

비어 있는 돌무덤

 

피묻은 세마포에

 

절절한 통곡으로 퍼지던

 

그 울림..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

 

사람의 아들이여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

 

하느님의 아들이여

 

살을 찢는 그 아픔이 파고 듭니다.

 

 

 

그들의 능욕과 멸시를 꺾어버리고

 

내 속의 절망과 슬픔, 두려움마저 꺾어버리고  

 

당신 말씀 그대로 다시 사신

 

이 아침.

 

마른 나무도 죽은 풀밭도 일어나 물을 뿜는

 

기적의 아침에..

 

 

 

하늘 땅 어디서나 당신을 만나

 

그물을 던지라시면 던지겠나이다

 

어린 양을 먹이라시면 먹이겠나이다.

 

"네가 날 사랑하느냐", 물으십니까

 

아... 물론입니다

 

사랑합니다.

 

 

 

휘장이 찢어지고 천지가 진동할 제

 

저들의 잘못을 용서하소서

 

"엘리엘리 레마 사박타니"

 

그러나..

 

당신의 뜻대로 하옵소서

 

당신의 그 눈물 잊지 않겠나이다

 

당신의 그 사랑 잊지 않겠나이다

 

 

 

또 하나의 부활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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