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샘터

다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으로

인쇄

이성국 [skpaul] 쪽지 캡슐

2003-05-06 ㅣ No.298

 

다시 천년의 문을 여는 2천 년 대희년을 향한

저희의 작은 발걸음과 일상의 나날들이

더없는 은총의 선물임을 깨우치며

오늘도 저희를 굽어 보시는 천상 어머니

 

다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으로

어머니를 불러보는 이 초록빛 시간과 공간이

영원으로 이어지게 하소서

 

참으로 예기치 못한 어려움과 아픔들이

안팍으로 저희를 짓누르는

이 괴롭고 무거운 시대에도

회개하기에 굼뜬 메마름과 게으름으로

저희 스스로 가슴을 치는 답답한 이날에도

 

어찌하여 5월의 장미는

이토록 아름다운 향기를 뿜어내며

어찌하여 5월의 나무들은 이토록

싱그러운 푸르름을 뿜어 내는지 놀랍기만 합니다

 

세월이 가도 시들지 않는 커다란 사랑의 나무이신 어머니

당신처럼 저희도 성령의 사랑 안에서

침묵과 겸손으로 뿌리를 내리며

자신을 잊고 다른 이를 먼저 배려하는

푸르른 사랑을 성실히 키워가게 하소서

 

가장 힘들고 캄캄한 고통의 순간에도

하느님을 향한 믿음의 별을 잃지 않으셨던 어머니

당신처럼 저희도 크고 작은 시련의 어둠을 통해

주님의 뜻을 헤아리며 밝은 빛으로 나아갈 수 있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도록 이끌어 주십시오

 

저희가 기도하기 어려울 때

용서하고 인내하기 힘들 때

간절한 목마름으로 사막에서 서성일 때

가장 든든한 위로자로 가까이 다가와

희망의 물 한 잔 건네 주시는 어머니

 

아드님과 인류를 위한 큰 사랑으로

끝까지 십자가 곁에 머무신 어머니

작은 어려움에도 쉽게 지치고 나약한 저희이기에

때로는 성급하고 변덕스러운 저희이기에

삶과 이웃을 제대로 보듬어 안지 못하고

자주 방황하는 저희이기에

끝까지 주님 곁을 떠나지 않는 충실함과 용기를

저희는 당신으로부터 새롭게 배우렵니다

 

철 따라 꽃과 열매를 제 때에 피워내는 한 그루 나무처럼

저희도 제 때에 사랑하고

제 떼에 용서하고

제 때에 감사할 줄 아는

지혜의 사람들이 되게 하소서

 

남이 눈여겨 보지 않는 하찮은 일들에서도

깊은 의미를 찾아내며

매순간을 새롭게 봉헌하겠습니다

조그만 잘못도 크게 뉘우치며

기쁨의 샘에서 물을 긷겠습니다.

 

당신께 바쳐진 촛불이

가슴에서 사랑으로 녹아 내리고

당신께 바쳐진 꽃송이가

영혼까지 향기로 적시는 기도의 밤

 

온 마음으로

온 세상을 향해

사랑한다고 말하렵니다

 

은총 속에 더욱 넓고 깊어진 사랑으로

저희도 천상 어머니를 닮은

어머니가 되겠다고 감히 말하렵니다

 

다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으로

어머니를 불러보는 이 초록빛 시간과 공간이

영원으로 이어지게 하소서

아멘

 

 

               - 이 해 인 -

 



190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