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21/06/24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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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6-09 ㅣ No.4695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21/06/24 목요일

 

오늘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9일 기도의 여덟째 날로서, ‘평화의 일꾼들을 위하여라는 지향을 두고 기도하며 살아갑시다. 아울러 오늘은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입니다. 우리 본당의 함승수 세례자 요한 신부님을 비롯하여, 축일을 맞으신 분들께 축하드립니다. 세례자 요한은 사제였던 즈카르야와 성모님의 친척인 엘리사벳 사이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일찍이 세례자 요한에 관하여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마태 11,11)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처럼, 세례자 요한은 주님에 앞서서 그분의 길을 닦은, 구약과 신약을 이어 주는 위대한 예언자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을 가리켜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30)라고 고백하는 겸손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헤로데 임금의 비윤리적 생활을 책망하다가 헤로데 아내의 간계로 순교하였습니다. 그는 말씀이신 주님의 길을 준비한 광야의 소리였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석녀라고 놀림을 받았던 엘리사벳이 아이를 낳습니다. “엘리사벳은 해산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이웃과 친척들은 주님께서 엘리사벳에게 큰 자비를 베푸셨다는 것을 듣고, 그와 함께 기뻐하였다.”(루카 1,57-58) 이웃과 친척들은 석녀 엘리사벳이 60이 넘은 나이에도 아기를 낳게 되었다는 사실에 축하를 보냈고, 이를 하느님께서 내리신 자비라고 여겼습니다. 아이를 낳은지 여드레째 되는 날, 그들은 아기의 할례식에 갑니다. 사람들은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아기를 즈카르야라고 부르려고 합니다. 그러나 아기 어머니 엘리사벳은 아이의 이름을 요한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안 됩니다. 요한이라고 불러야 합니다.”(60) 하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아버지 즈카르야와 어머니 엘리사벳의 친척 가운데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이가 없다고 하면서 관습을 따를 것을 종용합니다. 그러면서 그 아버지 즈카르야에게 아기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겠느냐고 손짓으로 묻습니다. 그러자 천사가 아이를 가지리라는 것을 믿지 않아 벙어리가 되었던 즈카르야는 글 쓰는 판을 달라고 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63)이라고 씁니다. 천사의 말을 믿고 또 천사의 말대로 아이의 이름을 요한이라고 정하자 즈카르야는 즉시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이 장면을 바라본 이웃들은 모두 두려움에 휩싸입니다. 이 모든 일이 유다의 온 산악 지방에서 화제가 됩니다. 소문을 들은 이들은 모두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지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이웃들은 이렇게 태어난 아이에게 정녕 주님의 손길이 보살피고 계”(79)신다고 믿게 된 것입니다. 아기는 자라면서 정신도 굳세어집니다. 그리고 세례자 요한은 이스라엘 백성 앞에 나타날 때까지 광야에서 삽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여인이 아이를 못 낳는 것이 큰 죄악처럼 여겨지지도 않고, 또 반드시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처지와 시대 상황에 따라 아이를 가지는 것을 오히려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새로 태어날 아이가 우리의 희망이 될지 아닐지를 판단하기에 앞서 지금 당장 내 형편에 도움이 될지 아닐지를 먼저 생각하는 현실적인 아픔도 있는가 봅니다. 어쩌면 남북의 통일도 이런 대상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통한 남북통일이 훗날 우리 민족에게 어떤 꿈과 희망을 가져다줄 것이며, 주 하느님께서 우리 민족과 인류의 미래에 어떤 그림을 그리시려고 우리에게 이를 숙제처럼 내주셨는지를 더 많이 감안하면서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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