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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마음 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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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0-08-24 ㅣ No.3892

 

요 며칠 동안 조금은 붕 떠있는 것 같은 느낌 속에 살았습니다.

 

사제에게 있어서 축일이 무엇인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왜 많은 이들이 사제의 축일을 축하해 주는 것일까를 말이지요.

 

너무나도 과분한 축하 인사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주보 성인의 삶을 묵상하며 제게 주어진 주님의 일을 생각하기 보다는 분위기에 휩쓸려 지냈다는 씁쓸함도 없지 않습니다. 그나마 베르나르도 성인전을 축일 전에 한번 통독할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부담스러웠던 축일 행사를 모두 마치고 이제 제 자신을 좀 더 추스리면서 뒤늦게 함께 축하해주시고 기뻐해 주신 모든 벗들께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솔직히 피하고 싶었던 자리였습니다. 조용히 지내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생각을 바꾸었죠. 그 날 하루 저를 알고 있는 모든 이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다면, 그러한 자리로 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제대로 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 혼자 분위기에 취해 지내지는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도 기쁘게 즐기셨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제 저의 일상으로 다시 돌아와 벗들의 축하와 사랑, 관심 속에 담긴 뜻을 새겨봅니다.

 

저의 부족한 모습을 사랑과 관심으로 채워주시고자 했던 벗들의 마음 씀씀이에 가슴이 따뜻해져옴을 느낍니다.

 

저의 나약한 모습을 부축해주시려는 벗들에게 어떻게 보답을 해야할 지 지금 당장은 막막한 것이 사실이지만, '처음과 같이 영원히' 라는 아름다운 기도문처럼 그렇게 삶으로서 벗들과 함께 하고픈 마음 간절합니다.

 

다시 한번 벗들에게 감사드리며, 기쁨과 희망 넘치는 본당 공동체를 일구어가는데 함께 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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