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13주간 금요일 ’21/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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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6-13 ㅣ No.4703

연중 제13주간 금요일 ’21/07/02

 

신학교에 들어가서 한 일 년 동안은 정말 천국 같았습니다. 그런데 일 년이 지난 다음부터 악의 유혹이 스멀스멀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동료 신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사람이 신부가 되겠다고 신학교에 들어왔지?!’하는 엉큼한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나 같은 사람도 신학교에 들어왔는데!’ 하는 깨달음이 저의 어리석음과 교만한 마음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십니다. “나를 따라라.”(마태 9,9) 그러자 마태오는 일어나 예수님을 따릅니다. 예수님께서 집에서 식탁에 앉게 되셨는데, 마침 많은 세리와 죄인도 와서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과 자리를 함께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본 바리사이들이 그분의 제자들에게 비난하듯 말합니다. “당신네 스승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오?”(11) 예수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12-13)

 

우리 눈에 비치는 어느 누구의 어떤 모습을 보고, 내 눈으로 옳고 그름과 정상과 이상을 판단하여 비난하고 싶은 생각이 유혹처럼 떠오를 때, 우리 역시 예수님 앞에서 회개하고 예수님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죄인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설사 상대의 모습이 올바르지 못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그 상대의 몫이고, 그 상대가 성장해 나아가는 과정에 있는 것이며, 그의 여러 가지 장점 가운데 한 가지 약점이요 단점일 뿐이라도 사실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주 하느님께서는 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서 나를 곁에 있도록 하시며, 그 순간 내가 채워주도록 호소하고 계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듬어 안고 감싸주고 채워주면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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