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성당 게시판

연중 제30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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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2-11-03 ㅣ No.1025

연중 제30주일(가해. 2002. 10. 27)

제1독서 : 출애 22, 20 ∼ 26

제2독서 : 1테살 1, 5c ∼ 10

복   음 : 마태 22, 34 ∼ 40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동안 안녕하셨습니까?

  벌써 겨울이 찾아온 듯합니다.  아직도 아름다운 가을의 모습이 남아 있는데도 겨울처럼 춥다는 생각이 앞서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저축하는 사람이 적다고 합니다.  특히 젊은 세대가 벌어서 다 써버린다는 말이 들립니다.  아마 즐기고 싶은 마음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나 하나 먹고살기도 바쁜데 ….'  '어차피 사는 인생 화끈하게 ….'라는 말이 쉽게 나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은연중에 흘리는 말들 속에서 '함께'하는 삶에 대해 약해져만 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봅니다.  '나눌수록 커진다'라는 귀에 익은 말이 무색해 지는 요즘 삶의 모습들입니다.  이러한 사회분위기 속에서도 열심히 나누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사랑이라는 말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의 말씀을 읽으면서 우리는 그 누구도 날 때부터 절대적으로 부귀영화를 보장받은 것은 아니기에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오늘 독서는 나그네, 과부, 고아, 가난한 자들을 돌보고 보호하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거나, 지체 부자유자를 만나면 그들에게 배려하는 일들은 우리가 해야할 상식이며, 도리이고, 가장 작은 인간적인 일입니다.  독서는 이러한 다른 이들에 대한 양보나 배려가 바로 하느님의 요구이며 명령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뜻을 이루고 살고 있는 데살로니카 공동체에게 바오로 사도는 오늘 제2독서에서 "여러분은 마케도니아와 아카이아에 있는 모든 신도의 모범이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며 그들의 성실한 삶을 살고 있음을 기뻐하며 칭찬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다른 이들의 아픔과 약자들을 돌보지 않는다면 그 공동체는 죽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라.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이 두 계명이 모든 율법과 예언서의 골자이다."라고 하심으로써 율법과 예언서의 핵심이 바로 사랑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유다인들은 십계명에 기초하여 인간의 삶을 규제하는 율법을 613조목(명령법이 248조항, 금령법이 365조항)이나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법 조항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가 다원화되고 복잡해졌다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복잡한 이 사회를 단순화시키고 계십니다.  왜냐하면 사랑의 본질은 단순한 것이며, 사랑이신 하느님은 단순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철저하게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기만 한다면 문제될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사랑은 먼저 내어주는 것입니다.  사랑은 자신을 죽이면서 이웃에게 먹이가 되는 희생제사입니다.  그래서 이웃과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사랑은 하느님의 새로운 창조 사업입니다.

 

  자기 맘에 드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예쁜 사람을 사랑하고 돈 있고 세력 있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믿지 않는 사람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랑은 입으로는 쉬운 것 같지만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처럼 내가 죽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랑을 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세상을 다 얻는 것이 됩니다. 우리 사랑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사랑하고 있는 사람을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 명성을 드러내기 위한 사랑이 아닌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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