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늘 침묵하고 계시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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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셉피나 [xone2] 쪽지 캡슐

2001-03-16 ㅣ No.2285

 

 

 곱배기 커피를 얻어 마시고 오늘도 행복해 했었습니다.

 

 얼렁뚱당, 날라리, 나이롱 같은 믿음으로 하느님을

 

 대하고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좋은 분

 

(오늘 만난 분 모두) 새삼 난 인복이 있어~~~ 하고

 

 마음 속으로 인정을 하며.. 이런 믿음에도 이렇게

 

 행복을 주시는데 제가 열심한 신앙이였다면 얼마나

 

 많은 복을 주셨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봅니다.

 

 우연히 본 일본작가"엔도우 슈우샤크" 침묵이란

 

 책에 마음을 빼았긴적이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선 말이 많으신 분이 아니셨기에,

 

 기적을 남발한 분이 아니셨기에.

 

 우리가 기도한 대로 다 이루워지게 하시는 분이

 

 아니셨기에 더 좋아하는 분이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땡볕이 내려쬐는 한 여름날에  닭도,  마룻 밑에

 

 강아지도 잠들어 있는 오후의 조용한 침묵" 침묵은 그런

 

것이 였습니다.

 

 조금만 놀다 갈께요...하고 등안시 하는 신앙생활

 

 속에 저는 어린 날에 놀다 해 질무렵이면 들리던

 

 엄마의 부름 소리 " 얘야 ~~ 어서 들어와 씻고 밥

 

 먹어라! " 하신 목소리처럼 놀면서도 한 쪽귀를 열고

 

부름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부르시는 분이 아니였음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 산은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산으로 가야 한다.

 

 산은 오지 않습니다. 구원은 불연듯 찾아오지  않습니다.

 

 내가 산을 찾아서 또는 구원을 찾아서 떠나야  하는

 

것입니다..."

 

 예전에 읽었던 이 귀절이 새삼 생각이 나는 것입니다.

 

 이런 글도 생각이 나더군요.

 

 셍떽쥐베리의 (인간의 대지)에서 조종사인 한 사나이가

 

비행기 사고로 조난을 당합니다.

 

 영하 40도의 추위 속에서도 먹지도 못하고 몇칠을

 

걷다가 사경을 해메는데 그때 문득 가족의 얼굴이 동료

 

들의 얼굴이 떠오른답니다.

 

  라디오 앞에서 자기가 살아 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그 눈들이 떠오르자 이제는 자기 자신이 구제의  

 

대상이 아니라 자기를 기다리며 떨고 있는 그 눈

 

 들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들의 슬픔과 기쁨이 자기 손에 달린 것이라고 ...

 

 이렇게 해서 그는 마침내 가족과 친구들의 품으로

 

 돌아 갔다고 합니다.

 

 아내와 친구들의 맑은 눈이 그를 살려낸 것이지요...

 

 그냥 침묵하고 기다리고 계신 분 ...

 

 그분을 기다리기 보다 제가 먼저 달려 가야

 

한다는 생각이 놀다 보니 떠오르는 생각이였습니다.

 

 말 없이 침묵하고 계신 이유가 스스로 알아 터득

 

하라고 침묵하고 계셨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연듯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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