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결혼기념일 나들이

인쇄

강영숙 [kys0805] 쪽지 캡슐

2001-01-27 ㅣ No.2481

누구와도 함께하고 싶지않고, 무엇과도 타협하고 싶지 않는 '나만의 삶'에 예쁜 색을 하나 덧칠하려한다.

한 순간도 생의 끈을 놓지 않으려 무던히도 애쓰고 공들인 '우리들의 삶'

살아가면서 출구가 보이지 않았던 때도 있었고,

구비구비 엮으면 장편 시리즈가 나올,

어느 드라마보다도 진한 삶 속에 푹 빠진지 21.

 

126일은 결혼21주년이라고 아이들이 부추긴다.

 

늦은 저녁.  

야고버씨가 미리 구입해 놓은 뮤지컬 '무너진사랑탑' 을 관람하러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 도착했다.

 

자녀들이 효도선물로 많이 활용했던 것같다.  나이지긋한 부모님들이 많이 오셨으니까....

아직도 젊다고 생각한 남편은 투덜거린다.

'더 나이들어서 올 걸 그랬지......'

 

추억과 그리움을 되짚어 볼 수 있었다.

두 남녀의 애틋한 사랑이 돈에 의해,

비극의 사랑으로 끝났지만 해학이 곁들인 (슬픈 내용이나 가끔은 웃음을 자아낸다)

우리의 정서와 맞는 춤과 어우러진 노래 한마당,

신파조의 멜로디도 심금을 울리고....., 관객도 하나가된 듯 빨려들어가고.....

살다보면, 그럴 수 있다고 다들 끄덕이면서도

아름다운 사랑을 그리는 것은 아마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우리들의 영원한 숙제가 아닐까 한다.

인터넷, 사이버 세상에 오히려 때로는 조금 느긋하게,

때로는 거꾸로 가는 멋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여유와, 낭만과 멋이 곁들여진 생활이 지금의 아이들에겐 싱거울지 모르지만

변할 수 없는 한국인의 정서인 것만은 확실하다.

 

'세월도 흐르고,  사랑도 흐르고,  우정도 흐르는...... '

변하지 말아야 할 극본적인 것이 돈에 의해 헌신짝 처럼 되어 버리는 세태는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는 듯하다.

  

벌써 2시간이 훌쩍.

불이 켜진 객석에는 우리보다 훨씬 젊은이들도 많았으나 저 사람들은 실수로 잘 못 온 것이라고 야고버씨는 계속 우긴다.

 

저녁도 거나하게 잘 먹었으니 훌륭하고 행복한 결혼기념일을 보낸 것같다.

무엇보다 마음이 편했던 것이 보태지지 않았을까......

 

주님 좋으신 시간 허락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67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