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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유모차 엄마들' 경찰수사 파문(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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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호 [jbkim01] 쪽지 캡슐

2008-09-20 ㅣ No.8490

2008년 09월 20일 (토) 13:00   뷰스앤뉴스

"아이들 데리고 간 제가 쇠파이프 휘둘렀겠습니까" 경찰이 촛불집회때 유모차를 끌고 집회에 나간 '유모차 엄마'들에 대해 수사를 전개, 네티즌과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강력 반발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유모차 부대' 카페 운영자 양모(34) 씨가 지난 19일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을 통해 자신이 부재중에 경찰이 집을 찾아와, 20일까지 경찰에 출두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곧바로 체포하겠다고 했다고 경찰당국을 질타했다.

양모씨는 "평범한 주부이며 세 아이들의 엄마인 제가 깨끗한 먹거리와 바른 교육, 그리고 안정된 삶을 물려주고 싶어 촛불을 든 것이 이렇게 큰 댓가를 치뤄야할 지는 몰랐다"며 "유모차에 아이들을 데리고 촛불을 든 엄마인 제가 경찰차를 부셨겠습니까, 쇠파이프를 휘둘렀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유모차부대 다른 운영자에게 연락했더니 그쪽에도 시경 사이버수사대에서 두분이 다녀갔다 하더군요"이라며 경찰 수사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전했다.

그는 유모차부대가 오는 22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정문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겠다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는 글과 함께 세 아이의 사진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도 19일 논평을 통해 "경찰이 네티즌의 집까지 찾아가서 수사를 빙자한 협박을 한 사실이 또다시 밝혀졌다"며 "최근 종로구 내자동 사이버수사대 소속 형사들이 유모차 부대 까페의 까페지기 집에 찾아갔다고 한다. 경찰들은 당시 집에 있었던 까페지기의 남편에게 ‘유모차 부대 엄마들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찾아왔다’면서, 체증 사진을 들이밀고 본인 여부를 확인했다고 한다. 이후 경찰들은 ‘불법집회 하다가 채증했다’면서, ‘다음 주에 종로서에 출두해서 조사를 받아야한다. 불응하면 다음 주에 검사 지휘를 받아 영장 청구하겠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며 사건 경과를 상세히 밝혔다.

대책회의는 "조사할 사항이 있으면 법적 절차에 따라 출두요구서를 발부하면 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들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직접’ 집을 방문하고 출두하여 조사받을 것을 요구한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고, 이에 불응할 경우 영장을 청구하겠다는 언급 또한 사실상의 협박에 다름아니다"라며 "경찰의 불법 행위 사례들을 취합하여 네티즌들과 함께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상에서도 경찰의 과잉수사에 대한 비난여론이 빗발치는 등 파문이 급속확산되고 있다.

다음은 유모차 카페 운영자 양모씨가 올린 글 전문.

'유모차 엄마' 글 안녕하세요 저는 유모차부대에서 활동하는 은석형맘닙니다.

평범한 주부이며 세 아이들의 엄마인 제가 깨끗한 먹거리와 바른 교육 그리고 안정된 삶을 물려주고 싶어 촛불을 든 것이 이렇게 큰 댓가를 치뤄야할 지는 몰랐습니다.

당연히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고 집회의 자유가 있는 나라로 알고 있었습니다.

더더욱 유모차에 아이들을 데리고 촛불을 든 엄마인 제가 경찰차를 부셨겠습니까 쇠파이프를 휘둘렀겠습니까.

죄가 있다면 소중한 내 아이들의 미래를 남이 아닌 제 스스로가 지키고자 노력한 것 뿐입니다.

어제(18일) 셋째아이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경찰이 찾아왔다는 남편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경찰이 집에, 그것도 아무런 연락 없이 무턱대고 저를 찾아 왔다는 사실에 설마하면서 믿겨지지가 않았습니다.

평소 뜻은 알겠지만 그래도 위험하기에 내 아내만은 촛불들기를 반대하는 남편이기에 저는 더더욱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남편의 전화를 넘겨받은 경찰의 요지는 이러했습니다.

불법 집회에 참가했으니 출두해야한다.

채증사진도 증거도 있다.

지금 당장 만나자. 가게로 가겠다.

전 지금 당장은 어려우니 제가 처한 상황을 알아보고 낼 전화드리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다짜고짜 출두를 안하시겠다는건지 한다는건지 그것만 말하라 하더군요.

들어가서 바로 서류작성 해 올려야 한다면서 말입니다.

그러면서 하는말이 오늘 내로 연락주지 않거나 낼 출두 안하면 담주에 영장 청구되어 아무때나 불시에 체포가 된다구요.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이런 통화는 대화가 아닙니다.

이런 게 협박 아닌가요? 버스 안에서 떨리는 가슴을 쥐어잡고 어찌어찌 통화를 했는지 지금도 먹먹합니다.

제가 더 분노를 느끼는 것은 저희 가정에 대한 조금의 배려도 없는 경찰의 막무가내식의 행동입니다.

그동안 촛불을 들면서 어이없는 연행에 관한 소식은 수 없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행동한 것에 추호의 잘못이 없었기에 이런 식의 소장도 없는 경찰의 들이닥침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저는 남편이 가장 걱정입니다.

요새 많이 힘든 시기라(여러 가장분들도 다르지 않으시리라 생각되어집니다) 이래저래 괴로워하는데.............

그런 남편의 말을 빌리면...

니 와이프 내 말 잘 안따르면 연행되는거다...라며 협박받는 기분이었다 하네요.

참 한심한 나라에 부끄러운 줄 모르는 경찰들입니다.

덕분에 저희 가정에 위기가 닥친 듯합니다.

촛불을 들었다는 이유로 가정파탄까지 조용히 감수해야 하는지요.

후에..

유모차부대 다른 운영자에게 연락했더니 그쪽에도 시경 사이버수사대에서 두분이 다녀갔다 하더군요.

그리고 평범한 주부가 그러하듯 제가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경우를 당했는지 알겠더군요.

보통 일반적으로 '소환장'을 일주일정도 시간여유를 두고 보내며 연락오면 소환에 응하되 편한 날짜,시간대로 정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살림만 아는 주부라 만만했는지 스스로도 법을 남용하고 위협하는 경찰이 불법집회 운운하며 체포된다고 협박하는 오늘이...

2008년 9월 18일 세아이의 엄마인 저와 같은 약자들이 처한 현실입니다.

오늘은 제 큰아이의 생일입니다.

미역국도 못 끓여주고 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 어미의 상황을 제 아이들에게 어찌 알려야 할지..

이런 세상을 제 아이들에게 경험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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