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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 [julli76] 쪽지 캡슐

2000-03-30 ㅣ No.969

 

재밌는 글 하나 올리니 재밌게 읽어 주세요

 

 

 

-지하철에서 스님과의 첫 만남-

 

 

 

요새 핸드폰에 음성 인식 하는거 있잖아요??

예를 들어 "돌대가리!" 하면 우리집에 전화 걸리는거...

(제 칭구중에 한명이 그런 핸드폰을 갖고 있는데...

"ship쉑!" 하니깐 바로 제 안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이

울리더라구요........신기해라.)

어느날 어디 갈일이 있어서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지하철에 엄~청 빤질빤질한 head의 스님이 타드라구요...

나이는 한 30대 중반정도?

물론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지요..

근데 스님 갑자기 터뿌하게 핸드폰을 빼들더니..

"컥!컥! 헉! 후우~~"하고 목을 가다듬더군요..

모하나?~ 하고 저랑 제 주위사람들은 쳐다봤죠.

핸드폰에 대고 조용히 또박또박

"쫄따구나와" 하더군요...

띠리리~~ 응~~ 잉구냐?? 나다...."

쿡쿡. 저랑 주위에 있던 사람들 막 웃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스님은 그치지 않으시더라구요.

다시 한번, "주방장나와"

띠리리~~ "오.. 어머님? 저에요.............."

캬캬캬. 저랑 주위에 있던 사람들 더 크게 웃습니다.

그런데 아직 결정타가 남아있습니다.

스님.

전화를 끊고 조용히 주위를 둘러보시더군요.

글구 분노에 찬 목소리로...

 

"10쉑!" 띠리리리~~~

 

 

 

 

 

"여보세요? 주지스님?...................."

컥컥컥. 저랑 주위에 있던 사람들 웃겨 죽을라구럽니다.

어떤아저씨 웃다가 뒤통수 창문에 박고 땅바닥에 뒹굽니다.

나이 지긋하신 흰머리 할버지.

체통이고 뭐고 없습니다. 손뼉치고 웃습니다.

그 스님 완죤 엽기스님임다..

 

 

 

2.-겜방에서 스님과의 두번째만남-

 

 

 

지하철 사건이후..이주가 지나고

그 스님을 강남의 한 겜방에서 다시 만났슴다.

즉빵에 알아봤죠.

가까이 가서 봤습니다. 그리고 놀랐습니다.

저는 무슨 인터넷이나 워드같은거 할줄 생각했는데...

스타크래프트 베틀넷을 하고있더군요... 막 방을 만들었습니다.

’1:1 오빠살살’ (-.-;;;;) 즉시 한명 드러옵니다.

인사대충하고 플토로 시작하더군요..

5 4 3 2 1 0...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무지 빠른 손놀림으로 플브를 정확하게

미네랄에 찍습니다.

속으로 조금 감탄했죠. 허접일줄 알았는데...

그런데..

"에이 썅! 마우스 죨라 9리네"

크헉! 제가 보기엔 완벽한 스타트였는데...

정말로 엽기스님이 분명했슴다..

한창 게임을 하다보니...

스님.. 밀리더라구요.. 게임을 포기함다.

그리곤...

플브를 사방에 보내서 후미진곳에다가 막 파일런을 만듭니다.

한 10개쯤 상대방은 8개밖에 못찾고 헤매더군요..

상황을 지긋이 지켜보던 스님. 씨익 웃더니

독수리 타법으로 키보드 침디다.

"ally plz" (같이 승리하자는 말입니당..^^)

"jebal ally"

"i’m girl ally. i am beuty girl." 허거거걱.

 

 

3.-아미타불 엽기스님-

 

 

 

겜방사건 다음날임돠

그렇습니다. 그 스님 또 만났습니다.

아무래도 이근처에 사시는거 갔져??

저는 학원을 가는 길이었는데

그 스님이 앞에서 걸어가고 있더군요.

한손에는 무거워보이는 짐을 들고 등에는 어떤 할머니를 업고 말임돠.

그리곤 한 200여미터를 걸어갑니다.

전 바로 뒤에서 도와드리고 싶었지만

선뜻 용기가 나질 않더군요..

택시타는곳까지 도착하자 할머니를 택시에 태워드리고

"아저씨 이 할머니 XX동 가신다니까 좀 신경좀 써주세요.

할머니! 조심해서 가세요"

그러면서 택시기사한테 만원을 건냅니다.

저는 속으로 정말 감동했죠.. 영화의 한장면이었슴다..

그떄의 스님의 인자한 얼굴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저게 저 스님의 본모습이었구나...’

눈물이 나올라구랬슴다.

그스님의 지금까지 이미지가 싹 사라지는듯했슴다.

 

"쫄따구나와" 띠리리~~

 

 

 

"야 잉구냐? 난데 힘들어 뒤지겠다.

나와서 밥좀 사라. 싫어??? 오~~ 그래 많이 컸구나."

허거거거거구구구구구구우우우우우어어어어어억!!

 

그 스님 어디선가 또 엽기 행각을 벌이고 계시겠죠??

다시한번 그 스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분명히 무슨 퇴마사나 소림사 무술인같은분일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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