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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0주간 레지오 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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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2-11-03 ㅣ No.1026

연중 제30주간 레지오 훈화(2002. 10. 27 ∼ 11. 2)

 

 

  어떤 사람의 눈과 입, 손, 발 사이에 서로 자신의 공을 앞세우며 싸움이 붙었습니다.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라는 말이 있어.  누가 뭐래도 내가 제일이야.  무얼 먹을 때도 마찬가지야.  내가 먼저 발견하지 못하면 굶어 죽고 만다구."라고 눈이 말했습니다.  "무슨 소리!  아무리 니가 먼저 발견했다 해도 내가 그것을 향해 걸어가지 않으면 그림의 떡이지.  그러니 내가 제일이라구."라고 발이 말했습니다.  "보고 또 걸어가면 뭐해?  내가 그것을 집어들지 않으면 그만인걸"이라고 손이 말했습니다.  "너희들이 아무리 보고, 걸어가고, 집어들어야 내가 먹지 않으면 소용없어.  도로아미타불이라구!"라고 입이 말했습니다.  서로 옥신각신하다 끝내 결론이 나지 않자 각자 실력행사로 들어갔습니다.  눈은 먹을 것을 쳐다보지도 않았고, 발은 옴짝달싹하지 않았으며, 손은 집어들지 않았고, 입은 꾹 다무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런 일이 며칠이나 계속되었고 끝내는 그 사람이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공동체에 속해있는 구성인 이라는 사실을 가끔은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아니 너무도 공동체를 구성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에 충실하다보니 우리 스스로 공동체 안에서 어떤 자리를 찾이 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공동체는 사랑으로 엮여진 곳이라고 합니다.  서로 서로의 자랑을 늘어놓는 곳이 아니라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하느님의 삶을 실천하는 곳입니다.

  나의 잘난 것을 자랑하기보다는 그 고유의 모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공동체가 발전해 나가는 길입니다.  가끔 다른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잘되었느니, 못되었느니 등등의 말을 합니다.  그런 말을 할 때 그 말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그런 모습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랑은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함께 하는 것이라 합니다.  서로 사랑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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