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북한산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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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련 [jungdl] 쪽지 캡슐

2005-08-30 ㅣ No.4158

지난 주일에 북한산을 다녀왔습니다.

9시 출발 시각에 비가 와서인지 평소보다 훨씬 줄어든 18명이 굵은 빗줄기에도 아랑곳 않고 버스를 타고 구기동을 향했습니다.

버스를 내리니 실비가 내렸습니다.

오늘의 등산코스는 구기 매표소에서 대남문,대성문,보국문,대동문,용암문,위문을 거쳐 우이동 도선사로 내려오는 8시간의 산행이었습니다.

비가 와서 사람이 없을 줄 알았던 산에는 벌써 하향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역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비가오면 비가오는대로, 눈이 오면 눈이 오는대로의 운치를 즐기는구나하는 생각이 들며 비가와서 산행을 망설였던 제가 잠시 부끄러워졌습니다. 청수장에서 대성문,보국문만 다닌 저는 처음가는 코스였는데 역시 북한산은 어느 쪽에서나 아름답구나하고 느꼈습니다.

비는 어느 새 그쳐있었고, 대동문에서의 점심식사는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갖고온 반찬을 서로 나누니 예수님께서 이루셨던 오병이어의 기적이 우리에게서도 이루어졌습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처음 오신분의 소개가 이어졌습니다.

방학동에서 우리 본당으로 와서 기꺼이 큰 중책을 맡아 주신,대림아파트에 사시는 엠이 대표 부부님 반가웠구요, 대우 아파트에서 오신 부부님, 자매로선 혼자

백운대까지 오르시다니 존경스럽구요, 경남아파트의 안젤라 자매님도 반가왔습니다. 그리구 형제님 세분이 비가와서 망설이다 늦게 출발하셨다면서 거기서 만났는데 몇년전에 교통사고로 크게다치셨다는 형제님께선 두개의 지팡이를 짚어시고는

우리도 쩔쩔 맸던 암벽타기를 거뜬히 해내시는 모습에서는 우리를 무한히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사랑과 그 형제님의 인간 승리를 보는 것같아 감탄스러울 뿐이엇습니다.

그리고 함께 해 주시던 그 두형제님, 형제님들이 계셨기에 그분께서 용기를 가질수 잇었고 감히 완주에 도전할 수 있지않았나 합니다.

"천주의 모후 pr." 형제님들이라구요?

 앞으로 레지오하고 싶다는 형제님이 계시면 꼭 소개하겠습니다.

말씀사탕을 뽑아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이 무엇인지를 서로 나누며

우리가 성당소속의 산악회로써 짧으나 시간을 내어 잠시 주님의 말씀에 귀기울일수 있어 너무 행복했구요 덤으로 "예수님상,성모님상,요셉성인상"의 세개의 상에 당첨되는 기쁨은 , 비록 자그마한 상이지만 등산의 즐거움을 더해 주었습니다. 

점심식사 후 자매님 몇분이 하향을 망설였으나 역시 함께 완주를 결정하고 용암문을 향했습니다.

등산때는 오르기에 바빠 그 좋은 경치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으나

하산 때는 경치도 보고 성가도 부르며 하느님을 찬양도 하며 느긋하게 내려옴도 잠시, 쇠줄을 부여잡고 아슬아슬하게 암벽을 타야 했습니다.

오금이 저려 오고 팔힘도 부치고 힘도 빠져 왔습니다.

아까 점심때 옆에 계신 모니카 자매님이 자꾸 더 먹어라 권할 때 더 먹어 둘걸,

회장님께서 처음 먹어보는 너무 맛있는 것이라고 권하던 과일 사라다도 다 먹어 두었으면 지금 이렇게 힘이 부치지 않을 텐데 하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비지땀을 쏟으며 미끄러지지 않을 려고 바둥거리고 있는데 산악대장님의 앞에 보이는 것이 노적봉이라는 말씀에 고개를 돌려 보니 웅장한 암벽이 고고히 서있고 눈아래로 펼쳐지는 저 아래 골짜기와 겹겹이 쌓인 산새는 내가 어디 알프스라도 올라 온 것일까하는 착각이 생길 정도로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올라 오느라 힘들었던것이 금방 싸악 가시고 마음은 마냥 둥둥 떤 기분이었습니다.

"아니, 목포에 있던 노적봉이 언제 저기로 와 있지?"하시는 베드로형제님의 말씀에

"예수님 말씀믿고 내가 '저산더러 이산으로 와라'했지요." 하며 농담을 나누었습니다

 

조금 더 오니 백운대가 보였고 올려다 보니 거기에 왠 깃발(사실은 태극기)이 나부끼는 것을 보고 산악대장님께서 그것이 백운대에 먼저 올라간 우리 회원이 꽂은 우리 등산동호회 깃발이라고 하였더니 그것이 진짜인줄 알고 우리 회장님, 그저 우리 회원이 마냥 대견하여 만면에 웃음이 번지시는데 다 내려와서야 사실을 아셨죠.

저는 암벽을 탈때 잠시 미끄러워 다리에 힘을 주었더니 그때부터 시큰거리는 무릎땜에 내려오는 동안 내내 여러 사람에게 민폐를 끼쳤습니다.

특히 지팡이까지 저에게 양보하시고 한참 뒤쳐진 저와 끝까지 함께 해 주신 베드로 형제님 눈물겹도록 고마왔어유. 보답으로 다음에 제가 시원한 생맥주 한잔 살께요

그땐 마나님이신 엘리사벳 자매님도 부르고요, 간만에 또 우리 한번 뭉쳐보죠.

그나저나 저는 언제나 맨 꼴찌오르고, 맨꼴지 하산을 면할려나.......?

이거 정말 총무로서의 체면이 서지 않아서요. 죄송해요. 좀 봐 주세요?

하산후 회장님께서 사주셨던 부침개와 막걸리는 맨 꼴찌일 망정 끝까지 완주한

보람을 주고도 남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여러분의 의견이 몇몇 자매님들껜 무리한 산행이었음을 깨닫고

다음부턴  힘드신 분들은 중간에서 하산할 수있도록 일정을 짜기로 하였답니다.

힘들었지만 보람되었고 오래 잊지 못할 산행이었습니다.

길성 산악회 화이팅!

 

다음 행선지를 알려 드립니다.

9월 10일(토),  불암산,

모임장소;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

모임시간;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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