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KBS방송국 앞에는 이런 모습이었다.
"사복경찰 엄청 깔렸고, 물대포 방송차 모두 출동했다고 해요.
가신다면 몸조심하세요.."라는 문자를 거의 다 와서 받았다.
촛불문화제 후, 방송국을 돌며 행진했다.
그리고 다시 집회 장소로 왔다..
사회자가 마이크를 끄고 조심스럽게 공지한다..
기륭전자 노조들이 국민은행 건물에 와 있고,
거기에도 촛불이 있으니 거기 가서 힘을 실어달라고.
한꺼번에 가면 전경이 막을테니
삼삼오오 빠져나가서 거기로 가달라고...
그냥 집에 갈 수 없어서 아는 사람과 얘기하며 갔다.
시민이 사진찍다가 경찰에게 저지당했고,
경찰의 신분과 이름을 요구하는데
답하지 않아 시민은 화가 났다.
그걸 뒤에서 사복경찰이 채증하고
시민의 차 번호도 채증했다.
시민은 이걸 보고 바로 가서 항의했다.
모두가 사복경찰이어서 그를 변호해주는 이는 별로 없었다.
사실 시민은 너무 없었다. 거기서 붙어봐야 우리 손해다.
다들 더 일이 커지지 않게 하려고만 했다.
동료경찰도 시민도...
어찌나 맘이 아프던지...
그냥 항의하며 화를 내는 그 생면부지 사람의 등을
쓰다듬어주며 진정하라고 말해줄 수 밖에 없었다...
몇 사람이 와서 달래고 사이를 떨어뜨려놓아주었다..
견찰도 흥분했고 시민도 흥분했다.
서로 언짢았지만 속은 풀리지 않았다.
언제까지 이럴텐가.
얼마전까지 경찰은 이러지 않았다.
시민의 세금으로 너가 먹고 사는 거라고 하니까
너 세금 얼마내! 라고
눈을 깜빡이지 않고 말하는 경찰이
지금의 모습이다..
저 말은 심했다 싶어서 옆에 있던 내가 끼어들려 했다.
하지만 그럴 때는 말 없이 계속 관찰하는 시민의 존재를
경찰 당사자가 의식하게 할 필요가 있어서
계속 그 사람만 관찰했다.
'너를 지금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서....
어제 내내 기분이 이 일로 무거웠다...
시민은 본인의 일이라 더 했겠지...
발길을 돌리는데
또 개떼같이 여경들과 함께 걸어오는 사복여경,
사복견찰(백골단이라는...)이 몰렸다.
거기 사람들은 별로 없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