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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B 경제 - 외환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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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seonbie] 쪽지 캡슐

2009-07-17 ㅣ No.10039

1. 들어가며
 
이명박 정권의 경제기조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외환수급만큼은 정부가 직접 손을 대었고, 그 결과는 아주 처참했다.  가파른 환율상승으로 안 그래도 올라가는 국제원자재 가격을 치솟게 만들어 국내 시장물가를 폭등하게 했고,  수입업체 뿐만 아니라 수출중소기업까지 도산위기로 몰고 갔다. 이 과정에서 이명박은 '경제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평범한 네티즌에게 넘겨주는 수모마저 겪었다.
 
 
2. 갈팡질팡 외환수급
 
한나라당은 야당 때부터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지나치게 많다는 입장이었으므로, 정부는 외환보유액을 적정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고환율로 수출 대기업을 지원하는 '성장 제일주의' 드라이브를 강력히 추진했다. 강만수와 최중경의 고환율을 유도하는 정책으로 작년 3월과 5월 달러당 1000원을 돌파한 환율은 결국 1514원까지 치솟게 된다. 고환율로 물가불안이 야기되자 이번에는 외환을 풀어 환율을 떨어뜨리는 방법을 썼고, 이조차도 충분하지 않자 한·미 통화 스와프 협정으로 외환시장을 진정시키는 노력을 했다.  그러나 금년 봄에 다시 달러당 1590원까지 치솟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현재는 1200원대 후반에서 환율이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는 수출증가로 인한 무역흑자 덕분이다. 무역흑자에 따라 외환수급이 안정되자 정부에서는 원화 강세로 수출이 감소될 것을 걱정하는 모양이다.
수출 증가로 달러가 많이 들어오면 환율이 떨어지는 것도 몰랐나? 이처럼 정부는 몇달 뒤의 일도 예측을 못한다!
 
 
3. 사상 최대의 외환보유액 까먹기
 
다음은 주요 10개국의 외환보유액 증감 추이이다. (단위 억 $)
 
                           중국       일본       러시아     대만        인도           한국           브라질          홍콩          싱가포르            독일
 
2008년 말        19,460    10,094      3,841      2,942      2,493       2,015      1,869           1,771           1,671              1,435
 
2007년 말        14,336      9,702     4,636       2,701      2,735       2,619       1,771          1,504           1,607              1,317
 
 비       고          + 5,142    + 392      - 795       +241     - 242      -  604         + 98          + 267           + 64               + 118
 
위에서 보아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나라가 전년 대비 외환보유액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외환보유고가 감소한 나라는 인도와 러시아가 있는데, 인도는 감소액이 242억 달러로 상대적으로 적었고, 러시아는 국제유가 하락(92달러 → 40달러)에 원인이 있었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오로지 정책 실패로 인하여 감소액수와 감소비율이 가장 크다는 점에서 전혀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4. 고환율의 유탄 - 환변동 파생상품
 
고환율은 수입물가를 상승하게 만들어 내수 기업들의 채산성을 악화시키지만 반면에 일반적으로 수출기업에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해준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한 유탄에 기업의 경영악화와 도산이 초래되었다. 이는 이들 기업이 가입한 KIKO와 같은 환헤지 파생상품 때문이었다.
 
 
(1) KIKO의 무서운 비밀
KIKO는 환변동에 대비한 파생금융상품으로, 환율이 계약할 때 정해 놓은 시기에 일정 구간 안에 있으면 처음에 정해 놓은 환율(예; 달러당 920원)대로 달러를 팔 수 있다.  - 당시 환율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에 내려가기 전의 높은 가격으로 달러를 팔 수 있다 - 그러나 그 구간을 벗어나 환율이 아래로 떨어지면 계약이 무효가 된다(Knock Out). 또한 상단(Knock In)을 벗어나서 환율이 더 오르면 처음에 환율로 정해 놓은 양의 두배만큼 기업이 달러를 팔아주어야 한다. 달러당 1400원이 되면, 이 기업은 달러당 920원의 헐값에 팔아야 하고, 달러가 없으면 시중에서 매수해서 지급해야 한다.
많은 수출중소기업들이 계약에서 정해 놓은 상단을 넘어서 환율이 폭등하면 달러 사재기를 하게 되고, 만기 이전에 상단을 넘어서면 계약금액의 두배를 물어야 하니 결국 엄청난 손실을 견뎌낼 수 없었던 것이다.
 
 
(2) GM 대우차의 기막힌 사연
지난 4월 GM 대우 감사보고서는 환변동 관련 파생상품 거래로 인한 장부상 손실이 1조 75억원이고, 평가손실은 1조 3227억원이라고 밝혔다(파이낸셜뉴스 4월 20일, 오마이뉴스 4월9일).  지난해 지엠대우차는 영업이익으로 2,900억원을 달성했는데, 쌍용차가 2,27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과 비교한다면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다.
고환율로 인한 파생상품 거래손실로 전형적인 흑자 부도에 몰린 것이다.  고환율 정책으로 주요 자동차 메이커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이명박은 지엠대우 부평공장에 가서 "주체별로 희생이 따라야 한다" 며 전전긍긍하는 근로자들에게 해고위협까지 일삼았다(헤럴드경제 작년 1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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