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재수없는 뇬...

인쇄

김아정 [ajk1202] 쪽지 캡슐

2000-04-06 ㅣ No.4165

 

 

 

 난...정말로 운이 없다...

 

 

 

 

 내 별명중 하나가 바로 ’ 일기예보 ’ 다.

 

 그 이유인즉..    

 

 내딴에는 한껏 멋을 내서 두꺼운 코드 등을 입고 학교에 가는 날에는

 

 햇빛이 환하다 못해 쨍쨍 내리째고..

 

 반팔에 얇은 면바지 등을 입고 가는 날에는...

 

 어김없이 흐리거나 비가 오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럴수도 있지.. 라고 생각했는데..

 

 자꾸 반복되는 현실에 짜증이 났다.

 

 

 어느날 아침 잠에서 덜 깨어 베개와 얘기를 나누던 중...

 

 

 " 뗄렐렐레~~~   뗄렐렐레~~~ "

 

 

 " 아흠.. 여부세여.. 아침부터 누구세여.. "

 

 

 " 야! 난데! 너 오늘 모입고 갈꺼냐? "

 

 

 " 머.. 누구라구... 머라구? "

 

 

 " 어 나 이모씨의 딸내미 이-삐리리- 라고 하는디..

 

 오늘 날씨는 감잡을 수가 없어 머 입을지 고민이거덩..

 

 너 모입고 갈꺼냐? "

 

 

 잠에서 덜깬 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 어.. 아직 모르겠는데.. 봐야 알겠는데..."

 

 

 " 야! 빨리 정해.. 나 얼렁 옷입고 나가야 한단 말야.."

 

 

 " 어.. 그래.. 오늘 스웨터 입고 갈꺼야..."

 

 

 " 그래? 그럼 난 반팔입고 가야겠군.. 정말 고맙다.. 이따보자.. 안녕~~!! "

 

 

 " 아니.. 멀 그런거 가지구 고맙...?!?! "

 

 

 " 딸깍! "

 

 

 -_-;;

 

 

 

 이런 현실에 또한번 짜증이 났다.. -_-

 

 

 

 

 

 

 오늘 하루도 머리가 뽀사지도록 생각을 한다.

 

 

 할까..말까...

 

 전에도 피 본거 알잖아..  또 후회할라구?

 

 아냐..오늘은 그야말로 딱 날이야..두말 할 필요 없어..

 

 그냥 벗기자..  오늘은 정말 후회하지 않을꺼야..

 

 힘은 좀 들겠지만..  처음엔 다 그런거니까..

 

 하 는 거 야 ! ! !

 

 

 큰 맘 먹고..

 

 세차를 하러 갔다.

 

 

 겉은 세차장 기계 안으로 들어가서 닦았고..

 

 (차 안에 앉아있는데.. 무서웠다.. -_- )

 

 차 속은 청소기로 구석구석 청소했다.

 

  간만에 너무나 화창한 날씨에 취한 나머지..

 

 차에 손수 광 까지 내 주었다..

 

 

 차가 빤딱 거렸다.

 

 처음이다..  차 산 이후로 이렇게 사랑해 주긴..  -_-;

 

 그래..  여지껏 주인 잘못 만나서 고생 했던거 다 알어..

 

 이제 절대로 먼지로 옷 입히지 않고 쓰레기통 만들지 않을게..  -_-

 

 

 오랜만에 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집으로 들어갔다.

 

 

 저녁무렵..

 

 

 친하다 못해 왠수가 되버린 친구같은 동생.

 

 고등학교 후배다..

 

 

 " 언니.. 머하슈?  또 쳐머꾸 자빠져 있는거 다 알어.."

 

 

 " 전화 하자마자 한다는 소리가 머?  이론 X 바가지 없는 뇬..

 

 먼일이냐.. 나 바쁘니까 용건만 간단히 하자구.."

 

 

 " 오늘 세차 했다매?  돈 없다믄서 왠 세차?  빌린 돈이나 값으시지..!"

 

 

 " 준다.. 준다구!  휴..안그래도 돈없는거 서럽구만.. 흑..

 

 근데 세차했단 소린 또 어서 들었냐.. 소문도 빠르다..-_- "

 

 

 " 근데 언냐..  내일...  비온다더라~~~!! "

 

 

 " -_-;;; "

 

 

 나의 황금떵을 그뇬의 꼬꾸녕에 쑤셔넣어

 

 입으로 황금을 걸러내는 고난도의 묘기를 보여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난 착한 어린이잖아...  -_-;

 

 

 설마 설마 하며 잠을 청했지만..

 

 나도 모르게 눈길이 쏠리는 창문..

 

 새벽 4시까지 확인했지만..  -_-;;

 

 비는 오지 않았다..

 

 

 ’ 후후.. 원래 씨애틀 날씨가 변덕같으니까.. 아마 비는 안올꺼야..

 

 그럼.. 그렇구 말구.. 그래야만 해!

 

 이제... 잠이나 자야겠다..’

 

 

 언제나 그렇듯이 학교가기 삼십분 전에 겨우 일어나

 

 고양이 세수와 25초 양치질을 끝내고 집을 나섰다.

 

 현관을 여는 순간..

 

 밖은 깜깜했다.

 

 땅은 축축했다.

 

 차 위에 무언가가 있었다.

 

 무엇인가가...

 

 

 봄이라 꽃가루 + 먼지 와 함께 방울방울 맺혀있는

 

 뻑킹 비이!!

 

 

 비이러어머그을...  -_-;;

 

 

 오늘로써 벌써 네 번째다..  -_-

 

 

 하루만.. 단 하루만 이라도 화창한 날씨에

 

 나의 빤딱대는 애마를 타고 달린다는건 나의 지나친 욕심일까... -_-;;

 

 

 

 

 

 

 아르바이트 하던 시절에..

 

 

 수업은 두시 조금 넘어서 끝이 나고..

 

 알바는 세시까지 여서..  20분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점심 먹을 시간이 한참 지났으니..

 

 내 뱃속에 기생하는 식충이들이 가만 있을리가 없다.

 

 점심을 먹어야 하겠는데..

 

 저번 글에도 얘기했지만..

 

 알바 가게에서 밥을 먹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시도한 것이..

 

 

 햄버거 사먹기..!!

 

 

 별거 아닌 것 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별거였다.. -_-

 

 

 

 우선 가게에 혼자 들어가서 먹기는 쪽팔리니까..

 

 차에서 시키기로 했다. ( Drive Thru 가 있었다 )

 

 차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마이크 쪽으로 고개를 내빼며..

 

 

 " 캔 아이 겟 원 점보잭 (햄버거이름) ? "

 

 

 " 왓? "

 

 

 " 아이 원투 겟 원 점보잭! "

 

 

 " 오케이~~ "

 

 

 " 하우 어바웃 드링크? "

 

 

 " 노 땡쓰.."

 

 

 돈이... 없었다.. -_-;;

 

 

 그런데.. 어디서 먹을 것인가가 문제였다.

 

 햄버거 가게로 들어갈 수도 없고..

 

 집에 갔다오기엔 시간이 모자라고..

 

 그렇다고 알바 가게로 가져갈 수도 없고..

 

 

 그래서..

 

 사람없는 한적한 곳을 찾기 시작했다.  -_-;;

 

 

 주위을 빙빙 돌다가 드뎌 발견한

 

 영화속에서만보아오던어두컴컴약간오싹왠지불안한 주차장..

 

 여기라면 나를 알아보는 사람은 절대로 없을꺼야..

 

 

 차를 세웠다.

 

 그리고..

 

 햄버거를 먹었다.  -_-;;

 

 

 안다..  불쌍하다..

 

 혹시.. 눈물젖은 햄버거 라고...  들어는 봤는지.. -_-;

 

 

 아니다.. 이젠 눈물도 말라버렸다.

 

 미국 학교 첫날의 쵸코바를 생각하며 참았다.  -_-

 

 난 그때두 안울었다..  

 

 사실... 쬐끔 울었더랬다.. -_-

 

 

 어쨌든 빨리 먹고 그곳을 떠나려는 생각에..

 

 허겁지겁 흘려가며 추하게 먹었던걸로 기억이난다. -_-

 

 

 상상을 해보니..

 

 

 어두컴컴한 주차창에 코딱지만한 뻘건 차가 서있고..

 

 그 안엔 어떤 신기한 뇬이 허겁지겁 햄버거를 먹고 있다..

 

 그것도 흘려가며..

 

 정말 추하다..  -_-;;

 

 

 지금 생각해 보니..

 

 정말 내가 왜 그랬는지..

 

 몰라~! 알수가 없어~~!!

 

 -_-;;

 

 

 햄버거를 그리 좋아하는것도 아닌데..

 

 어떻게든 점심은 먹어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_-;;

 

 

 

 그런데 내가 정말로 무서웠던건 어두컴컴주차장도 아니요,

 

 나의 쪽팔리는 엽기행동도 아니였다..

 

 정말.. 난 재수가 없나보다..

 

 

 

 빠앙~~!!

 

 

 " 누나~~ 여기서 머해??? "

 

 

 

 !!!!!!!!!!!!!!!!!!!!!!!!!!!!!!!!!!!!!!!!!!!!!!!!!!!!!!!!

 

 

 

 안그래도 음료수가 없어서 목이 메이던 참에..

 

 하마터면 씹지도 않고 삼키던 햄버거를 내뱉을 뻔 했다.

 

 케찹과 고기 기름이 질질 흐르는 햄버거를 꽉 쥐어

 

 주머니에 넣어버렸다.  -_-;;

 

 

 " 어.. 어... 그래... 여긴 왠일이니? "

 

 

 " 누나야 말로 여기 왠일이야? "

 

 

 " 어.. 어.. 그게.. 잠깐 머.. 머리가 아파서.. 쉬고 있었어..."

 

 

 " 어..그래? 괜찮아? "

 

 

 " 어.. 괘.. 괜찮아... 넌 집에 안가니..-_- "

 

 

 " 어.. 지금 가는 길이야.. 여기 지나서 가는게 지름길 이거든~~ "

 

 

 " 그..그러니.. 어서 가봐라.. "

 

 

 " 응.. 누나.. 담에 보자~~!! "

 

 

 " 응.. 어서 가렴.. 착한 어린이는 집에 빨리 가는거야..-_- "

 

 

 안도의 숨을 내쉬며 햄버거를 꺼내려던 순간..

 

 

 " 누나! "

 

 

 " 허걱!!  어..어?? "

 

 

 " 나 밥사준다매~~ 언제 사줄꺼야~~ "

 

 

 " 어.. 담에.. 사줄게.. 머.. 먹고 싶니? "

 

 

 " 나 점보잭 좋아해~~!! "

 

 

 

 순간 주머니속에 있는 먼지와 함께 뭉글어져 있을

 

 점보잭을 입에 쳐넣어 주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_-;;

 

 

 

 

 

 

 하지만 가끔 난 왕 재수가 좋은 인간 이라고 생각한다.

 

 

 

 아빠가 이메일을 통해 보내준 서기가 직접 불렀다는 노래..

 

 간단한 가사의 노래였다.

 

 

 " 음~~아~~어~~우~~예에~~ "

 

 

 ( 아빠.. 미안해... -_- )

 

 

 노래... 정말 맘에 들었다... -_-;;

 

 

 

 

 

 작년 여름방학때 한국에서의 첫 나이트 가는날..

 

 너무나 들뜬 나머지 제정신이 아니였다..

 

 

 " 엄마! 나 머입고 가지?  이거 어때?  아냐.. 이게 더 낫지 않어? "

 

 

 " 야.. 촐싹거리지 말고 천천히 해.."

 

 

 " 엄마.. 아무래도 나 엄마 정장좀 빌려야 겠수.. 후후.."

 

 

 " 앗! 그건 안되는데.. 산지 얼마 안된거라 안된당! "

 

 

 " 후후.. 이미 늦었수.. 내 손에 들어온 이상 빠져나갈수 없다는거 알자너? "

 

 

 " 딴거 입어라.. 돈없어서 뺀찌먹고 싶지 않으면.. "

 

 

 나이트 비용을 위해.. 다른거 입었다.. -_- ;;

 

 

 " 엄마.. 나 갔다올게~~!! "

 

 

 " 조심하구.. 재밌게 놀다 와라..

 

  이따 늦어서 전철 끊기면 전화해.. 데리러 갈테니.."

 

 

 " 정말??? 역쉬 울엄마가 짱이야~~!! "

 

 

 광란의 밤이 지난 후..

 

 엄마한테 전화를 때렸다.

 

 

 " 엄마~~ 여기 강남 XX 앞인데.. 지금 와줘~~!! "

 

 

 " 엄마 지금 피곤하다.. 걸어와라.. "

 

 

 " 엉... "

 

 

 나... 엄마말 잘 듣는다.. -_-;;

 

 

 

 

 

 오랜만에 집에 전화를 걸었는데...

 

 동생이 받았다.

 

 

 " 기한아~~ 누나야~~!!  잘 지냈어? "

 

 

 " 어. "

 

 

 " 지금 머해? 누나랑 천리안에서 채팅이나 할까? "

 

 

 " 안돼. 나 바뻐 "

 

 

 " 그.. 그래... 지금 머하는데? "

 

 

 " 친구랑 오락해야돼.. "

 

 

 " 그.. 그래.. 그럼 담에 하자.. 머 필요한거 없구? 누나가 보내줄게.. "

 

 

 " 돈으로 보내줘.. "

 

 

 -_-;;

 

 

 

 이렇게 재미있고(?) 사랑스런 사람들이 나의 가족이란 것이..

 

 정말 땡잡은거 아닌가 싶다..

 

 하느님께 너무나도 감사하다.

 

 

 모든 사람에게 그렇겠지만..

 

 아빠, 엄마 그리고 동생 기한이.. 우리 가족들..

 

 그 누구보다도 내게 소중하고.. 사랑한다..

 

 

 

 

 그리고.. 지금 나의 보잘 것 없는 이야기를 읽어주는

 

 문정동 식구들이 있다는 것이..

 

 추천까지 해주는 고마운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_^

 

 나에게는 또하나의 큰 행복이다..

 

 

 

 

 

 이정도면..

 

 재수 없다구 찔찔 짜지 않아도 될것같네요...  

 

 

 오늘 넘 창피해서...

 

 펀글 올리고 얼렁 갈랍니다...

 

 

 후다닥~~!!

 

 

 

 

 

 

 

 초등학교 4학년의 어느 글짓기 시험이었다.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글짓기 주제로

 

 <....라면 ...겠다.> 를 내주었다.

 

 

 "내가 대통령이라면 정치를 잘 하겠다."

 

 "내가 여자라면 당장 여탕에 들어가겠다."

 

 이런 답들이 즐비하게 나왔다.

 

 

 그러나 채점기간중 선생님들이 교무실에 모여

 

 회의까지 하게 만든 엽기적인 답이 하나 나왔으니.....

 

 

 

 

  " 컵라면 맛있겠다 "                   

 

 

 



91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