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엄마 죽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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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경 [nani00] 쪽지 캡슐

2007-08-30 ㅣ No.3183

 
 
안녕하세요
공릉동 주민으로 7살 4살 아이의 엄마 입니다
얼마전 시위 현장에 아이들과 함께 갔었습니다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엄마 우리 유치원이다.. " 하고 신나 했습니다
태능성당앞에는 저의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이 있습니다
"엄마 모하는거야"
"여기에 납골당이 들어서서 주민들이 반대하는거야"
"납골당이 머야"
납골당을 뭐라고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사람의 뼈를.... "  아이에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왜 죽어"
"왜?"
"사람은 누구나 죽을 수가 있어. 병이 들어서 죽을수도 있고 사고가 날 수도 있고.."
"그럼 엄마도 죽는거야..
"엄마도 나이가 들면 죽을수도 있지"
"엄마 죽지마... "
"엄마 아빠 죽으면 안돼"

저도 언제가는 죽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가 죽는다는 말에 죽지마라고 우는데
엄마인 제가  어떻게 사람은 죽는다고 냉정하게  아이한테 알려 줄수 있을까요?
아이에겐 그 어떤 재산 보다 큰 전부인 엄마 아빠 입니다
 
"엄마 아빠는 안죽어 우리 딸 시집가서 꼬부랑 할머니 될때까지 안죽을 꺼야"
커가는 아이들에게 부모가 죽는다는 것는 엄청난 불안입니다
그래서 저는 죽지 않는다고 아이에게 말하고 약속도 했죠...
집에 와서도 다시한번 약속을 다짐합니다
"엄마는 안죽을 꺼지..." 
"응..."
 
자라는 아이에게 엄마는 좋은것만 보여 주고 싶고 행복하고 기쁜것만 알려주고 싶은것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7살 8살 부터 죽음을 알아야 한다는건 너무 잔인하지 않습니까?
아이에겐 그 어떤것 보다 엄마 아빠가 소중하고 엄마 아빠가 없다는건 있을수 없는일입니다

스쿨존은 무슨 의미인가요? 
아이가 다니는 길에 스쿨존을 만들어 우리 아이를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학교 가까이 모텔 이나 오락실도 반대하며 아이들 정서와 교육환경 저해 한다고 하는데 ..
납골당은 괜찮은가요?

저의 아이도 내년엔 학교를 다니게 되는데 납골당이 들어 선다면
형제 자매님 생각해 보세요
당신의 아이가 다니는 학교옆에 납골당이 들어서서 당신의 아이가 매일 죽음을 맞이한다면
당신의 아이가 사춘기에 죽음을 매일 보며 죽음이나 자살을 가벼이 생각한다면
납골묘에서 풍기는 냄새를 그 곳을 지나며 항상 맡고 엄숙함을 느껴야 한다면
아이들이 살아있는게 의미없이 느껴진다면... 그래서 죽음을 선택한다면
당신은 진정으로 아이를 학교에 보낼수 있습니까?
오늘도 한사람 가는구나 라고 그냥 아무생각없이 그 길을 다닐수 있습니까?

납골당만 들어 서는것이 아니고 매일 들어서는 장의차 장례행렬, 흰꽃들
우리아이들이 그곳에서 공부하고 그곳에서 뛰어 놀고 그곳에서 자전거 타며 재잘거리며 학원도 가는 길입니다
매일 매일 왔다 갔다 하는 곳입니다

36살인 저도 아직 죽음을 맞이 하지 못했는데 8살 된 아이가 너무도 가까이 매일
죽음을 본다는건 너무 잔인하지 않나요?
여러분의 아이가 아님 손자 손녀가 태능초등학교를 다니면서 매일 장의차를 본다면 학교에 보낼수 있겠습니까?
 
구청의 납골당 패쇄 처분 공고도 났지만 성당측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습니다 
제발 노원구 주민의 한사람으로 부탁 드립니다.
우리 아이에게 납골당이 어떤곳인지 우리의 장례문화가 이러해서 이렇게 되었다 말하지 않게 해 주세요
아직 받아들이기엔 너무 어립니다
 
어떤분은  아이 정서, 교육 운운 하면서 이런일에 아이를 데리고 왜 가냐고 하셨는데 
주민들 모여서 있는곳은 데려가면 안되고 납골당은 아이들이 매일 다니면서 보면서 느끼고 죽음을 가볍게
인식해 버리는건 괜찮은가요?
그분의 글을 보면 화가 납니다
엄마와 아빠는 당당한 부모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우리 아이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매주일 시위에 참가 합니다
 
구청의 패쇄처분에도 숨어서 업자들 들어왔다 갔다하며 진행하고 있는 태능성당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첨부터 태능성당의 탈을 쓰고 납골당을 설치 하기위해 주민을 속였읍니다
그래서 성당 간판도 없이 검은 십자가를 달고 있는것입니다
그곳이 무얼 하는곳인지 검은 십자가만이 알려줄뿐입니다
그들은 왜 숨어서 공사를 진행하는걸까요?
왜 떳떳히 하지 못하고.. 숨어서 밤에 작업하고 숨어서 미사를 보고 경찰의 바리게이트 속에서 숨어 다닐까요?
정의는 누구의 편일까요?
 
태능성당 납골당을 와 보십시요 
태능성당이 있는 블럭에는 중학교, 초등학교, 테능성당, 동사무소 뿐이고
길건너 주위에는 유치원, 어린이집, 주택, 아파트, 상가 정도 입니다
납골당을 갈려면 뒤로가면 학교교실 앞으로 가면 학교 운동장 ,,, 아이들이 무엇을 볼까요?
좁은 2차선 도로에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고 그곳에 우리 아이들도 함께 뛰어 다닙니다
이런곳에 앞으로 일어날 교통대란은 어떻게 감안하실려고 하시나요?
성당밑에 있는 동사무소 한번 갈려고 해도 주차할 공간이 없는데..
동사무소에 있는 도서관 이용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번 동사무소를 들리지만 좁은 도로에 차 다니고
항상 아이들을 조심시켜 걸어 갑니다
 
자라는 아이들에게 죽음이나 불안보다는 밝은 행복을 보여 주고 싶고 예쁘고 좋은것만 주고 싶은것이
엄마 아빠의 마음입니다
납골당이 들어서면 납골당만 들어서는게 아니고 매일 학교 가는 길에 조문용 꽃을 팔고 장의 차랑이 다니고
장의 용품 장사를 하게 된다면 아이들이 보는 불안은 어떨까요?
 
모든 사람은 죽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납골묘에 들어갈수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겐 아직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이긴 너무 큰 충격입니다
 
납골당 환풍기 담벼락 아래어서 우리아이들이 먹는 급식 밥을 준비하고 장의차를 보면서 운동장을 뛰어다니고
한사람은 슬픈 마음으로 조의를 표하고 우울한 마음과 침울한 표정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리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며 뛰어놀고 그 담벼락 아래서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어제의 그 길을 오늘도 똑같이 아이들이 가방을 메고 웃음을 지으며 친구들과 장난도 치며 다닙니다.
 
아직은 망태할멈도 무섭고 귀신도 무섭고 도깨비도 어둠도 무서운 나이 입니다
더이상의 무서움은 없게 해 주세요
우리 아이들이 무서움과 불안에 떨지 않고 교회도 다니고 성당도 다니고 학교도 다닐수 있게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 주세요
 
밝고 행복해야 할 아이들의 권리를 찾아 주세요
공릉동 엄마 아빠의 권리를 찾아 주세요
제발 성당의 이익보다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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