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성당 자유 게시판

교회가 늙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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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세택 [stwee] 쪽지 캡슐

2001-12-24 ㅣ No.1764

1987년도에 내가 처음으로 레지오에 가입할 때 우리 팀의 삼분의 일이 사십대 초반이었고 30대가 삼분의 일이었고 나머지 삼분의 일이 이십대였다. 그 중 이십대들이 분단하여 청년 레지오가 되었었다. 다른 팀도 사정이 비슷하여 한 절반 정도가 삼십대였다.

그리고 삼십대가 꾸리아 단장도 하였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애덕의 모후 꾸리아를 통털어 삽십대라고는 아직도 청년레지오라고 우기는 다윗의 탑의 몇명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팀은 모두 사, 오십대이다. 다른 팀도 마찬가지로 사오십대가 주류를 이룬다. 이 상태로 십년이 지나면 대부분의 레지오 단원들이 오륙십대로 이루어 질 것이다. 본당에 행사가 있을 경우 지금처럼 오륙십대의 단원들이 물건 나르고 안내하는 그림을 상상해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지금 발전하고 있는 조직이라면 연령 분포가 피라미드형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쇠퇴하고 있는 조직은 역피라미드형이 될 것이다. 가운데가 잘룩한 장구형이라면 조직 내부에 문제가 많다고 봐야하고 방치할 경우 곧 역피라미드형이 될 것이다.

 

미사 참여 하는 사람들을 보면 삼십대도 많이 보인다. 그런데 왜 삼십대신자들이 레지오에 입단을 안하고 본당의 다른 조직이나 사목에 참여를 안하는것일까?

 

내가 생각해 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지금의 삼십대들은 과거와 달리 무척 바쁘다. 숨가쁘게 변해가는 정보화사회에서 뒤처지지 않고 먹고 살기 위해서 한가하게 본당 활동 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제는 부부가 맞벌이하는 것이 당연해 지는 상황에서 가사를 남자들도 나누어져야 하니 감히 활동할 엄두를 못내는 것이다.

 

두번째는 레지오와 기존의 본당조직들이 너무 늙고 구태의연하여 요즘 젊은이들을 끌어들일 흥미와 동인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 견해가 틀릴 수도 있고 그 외에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대로 방치하면 교회가 점점 더 늙어가고 유럽교회처럼 고사할 것이다. 위기는 그 자체로서는 아무 것도 아니다.극복하면 되니까. 그러나 위기 그 자체보다도 더무서운 것은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산 개구리를 냄비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놀라서 뛰어나온다. 그러나 냄비에 찬물을 붓고 개구리를 담아 놓은 뒤에 밑에서 물을 서서히 덥히면 개구리가 뛰어 나오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결국은 익어서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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