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청년 공동체 활성화 방안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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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petrojin] 쪽지 캡슐

2003-10-19 ㅣ No.2944

6. 쉬고있는 청년들이 많다

 

안 나오고 있는 청년들도 문제이지만 현재 나오고 있는 청년들끼리의 단합을 먼저 생각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어느 분께서 의견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아마 양보다 질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의견을 제시해 주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한국 교회가 현재 나오고 있는 인원에 너무 치중하고 있는 경향이 있는 게 사실이다 보니 "어느 본당은 청년이 몇 명이 나오더라..." "이번에 캠프를 몇 명이 갔다고 그러더라"하며 그 숫자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학창시절 성적표가 그 사람의 전부를 대변해 주듯이 출석(참가) 인원이 그 사제의 능력과 동일시하는 주위의 시선들 때문일 것입니다. 극히 인간적인 생각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사제들도 인간입니다.

 

개인적으로 저 역시도 인원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신경이 쓰입니다. 성적이 자꾸 떨어지는데, 신경이 안 쓰인다면 학업을 포기한 사람이라고 봐야겠지요. 그것은 다시 말해서 사목을 포기한 사람이지요. "대충 때우다 가야겠다... 내 할 일이나 하다 가야겠다."

 

양보다 질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저 역시도 동의합니다. 그러면서도 잃어버린 양 한 마리에 대한 사목적 배려나 그 방안을 또 모색하지 않을 수 없는 것도 사목자의 마음입니다.

 

쉬고 있는 청년들의 원인이 뭘까? 왜 안나올까? 청년들이 냉담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말씀을 드리면 이 원인은 표면적인 이유입니다.

 

1) 청년 스스로의 소극적인 자세입니다. 즉, 시간을 내서 미사에 참석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게을러서 혹은 특별히 아는 사람이 없거나(이사를 와서 전입을 한 경우), 초등부 이후 혹은 중고등부 이후 냉담을 쭉 하다가 특별한 계기가 없어서 계속 냉담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두 번째는 바쁘다는 이유입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이 직장이나 학업관계로 인한 원인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늦게 귀가를 하고 있거나, 토요일이나 주일에도 근무를 하거나 학교를 가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말 주일 하루라도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요...

하지만 이것도 소극적인 마음에서 오는 것이라고 봐야 옳을 것 같습니다. 신앙 따로 삶 따로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내가 교회다', '내가 교회의 주인이다'라는 의식의 결여에서 오는 것입니다. 이원화된 현상은 교회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야 교회가 살 수 있습니다.

 

3) 남자들의 경우 군 입대가 냉담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현상입니다. 그 연결고리는 자신이 직접 연결할 수 도 있지만, 대개는 누군가가 연결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군신자 관리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4) 가정에서부터 신앙교육을 제대로 못 받은 경우입니다. 즉, 냉담 부모가 냉담 자녀를 낳은 경우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5) 기타로 개종(개신교)을 한 경우, 입시공부를 다시 하는 경우, 천주교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아서 마음이 돌아선 경우, 경제적인 이유(학업과 아르바이트의 병행으로 힘든 생활을 하는 경우), 현재 집에 살지 않고 다른 곳에 상주하고 있는 경우(외국이나 지방 등)에도 냉담을 하고 있습니다.

 

6) 쉬고 있는 게 아니라 타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시간적인 이유와 몰라서라는 이유로 다른 미사 시간대를 이용하는 경우입니다. 또 다른 성당을 나가고 있는 청년들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의 근원적인 이유는 다른 데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아마도 그들 역시도 청년미사로 끌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혹은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청년미사를 나오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입니다.

 

7) 그나마 청년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청년들 중에서도 직장이나 학업관계로 매주 미사에 참석하는 인원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대부분의 청년들이 매주 미사 참석의 의무를 알면서도 한 달에 한 번이나 2-3번 정도로 참석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입니다.

 

방안)

1) 냉담 청년을 중심으로 한 가정방문과 면담이 필요합니다. 시도는 했지만 협조 부족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한 한 해였습니다. 방문은 하지 않았습니다. 전화만 6월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했지만 솔직히 뭐라고 할 말이 없었습니다. 나오지 않고 쉬는 청년들에게 "미사가 확 바뀌었습니다. 일단 한 번 나와 보세요." 혹은 "청년들 분위기가 바뀌었으니 나와 보십시오"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없었습니다. 혹은 "이번에 무슨 행사가 있으니 나와 보십시오"라고 얘기할 수 없었습니다.

변화의 태동이 느껴질 때 사목자는 자신있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청년들이 먼저 움직이는데, 따라 움직이지 않는 사목자라면 체력이 부족하거나 열정이 부족하거나 둘 중의 하나입니다. 이도 저도 아니면 청년들에게 관심이 없는 경우입니다.

 

2) 지역별로 청년들을 방문하고 한 달에 한 번씩 청년 공동체 미사를 기획하고... 그러면 따뜻한 미사 분위기가 그들에게 적잖은 인상을 주리라 봅니다. 나눔과 친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자신을 인정해주고 따뜻하게 받아들여 주는데 싫은 사람 있겠습니까?

 

3) 청년의 밤을 기획해서 한 달에 한 번 모든 청년들이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어른들도 나눔과 친교를 위해 하다 못해 야유회도 가는데, 청년들은 더 하겠지요? 어느 분의 의견에서처럼 청년들 역시도 '재미'라고 하는 부분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4) 청년미사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합니다. 타 미사에 한 달 정도 나와서 청년들에게 관심을 갖고 미사에 나오라고 홍보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년미사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런 노력들이 시도되었을 때, 또 공지사항시간이 힘을 실어줄 수 있겠지요.

 

5) 고 3관리, 예비자 관리, 군신자 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6) 청년들의 냉담을 막기 위해 교육이 필요합니다. 냉담의 표면적인 이유말고 근원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그동안 신앙을 반석 위에 쌓은 것이 아니라, 모래 위에 쌓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영적인 교육인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청년 신앙(신학)강좌나 성서공부 등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더욱이 질적인 성장을 생각한다면 말이지요.    

 

우리 본당뿐만이 아니라 대개의 본당에서 청년 숫자도 많이 줄고 냉담자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교회에 대해 냉소적인 마음으로 완전한 냉담을 하고 있다기보다는 여건 조성이나 계기가 마련되지 못해 못나오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배타적인 시선보다 따뜻한 눈길과 관심과 사랑의 손길을 내민다면 다시 돌아올 청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사목자는 먼저 냉담 청년을 중심으로 청년들과 자주 만나고 대화해야 합니다. 제 경험상 10명중에 사제가 노력해도 되지 않을 청년이 절반은 될 것입니다. 마음의 문이 닫혀져 있어 아직 때가 아닌 경우입니다. 그런 경우엔 하느님의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그 사람만을 위해 준비한 장소, 방법,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중 5명은 사제가 다가가면 많으면 2-3명, 적어도 10명중에 한 명은 다시 하느님 품으로 올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단 한 명이라도 "누가 내 손을 잡아주면 나갈 수 있는데..."하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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