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당동성당 게시판

선생님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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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경 [lucy3] 쪽지 캡슐

2000-04-30 ㅣ No.939

               제가 알고 지내는(?) 어느 선생님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5월2일 그 학교에서는 롯데월드로 소풍을 간답니다.

               그 선생님 반 아이들은 학생회의를 통해서 자유이용권을 끈네마네 하며 많

               은 의견들로 시끌시끌 했답니다.

               요새 아이들이 놀이기구 타는걸 무지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결국은 자유

               이용권을 끈는것으로 의견은 모아졌는데...

               그 중 한 학생은 자유이용권을 끈는 것이 좋기는 했지만, 최근 어머니의

               수술로 인한 경제적인 타격으로 만이천원이라는 돈이 너무나 부담스럽게

               다가왔습니다. 그 사정을 아는 친구들은 학급비를 걷듯이 각자 조금씩 용돈

               을 추렴하여 그 학생의 자유이용권 값을 내기로 했답니다. 회의를 지켜보고

               있던 선생님은 아이들의 이쁜 마음에 가슴이 뭉클...

 

               바로 저의 언니네 반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올해 새 학교로 전근을 간

               언니는 새로 맡은 반 아이들때문에 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습니다.

               요새 학교에서 참 보기드문 일이죠?

               더 가슴 뭉클한 일은 그 다음날 있었습니다. 한 학생이 과학부로 흰 봉투를

               하나 들고오면서 엄마가 써 주신 편지라며 내밀더랍니다. 집에 무슨일이

               있나 하며 뜯어보니 이만이천원의 돈과 다음과 같은 글이 들어있었답니다.

               " (전략)... 만이천원은 제가 보내는 것이고, 만원은 OO얘기를 같이 들으신

               옆집 할머니께서 주신 것이니 선생님께서 잘 전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

               다. 그리고 제가 좋은 반찬을 쌀 수는 없지만 앞으로 그 학생의 도시락을

               싸겠습니다... (후략)"

               떡볶이 장사를 하시며 근근이 생활하시는 그 어머니의 사정을 잘 알고 있던

               언니는 마음이 따뜻해져 옴을 느꼈답니다.

               요즘 같은 때에 어느 시골 초등학교에서나 있음직한 얘기같지 않나요?

               아니에요... 서울 모중학교에서 있었던 얘기에요...        

               많은 일들이 모두 나름대로의 보람이 있어야 오래할 수 있는 일일겁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선생님들은 그런 마음이 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언론에서 떠들던 그런 문제 많은 학교도 있었지만, 이런 학교도 있습니다.

               애들을 천상 애들이라는 말들 많이 하시지요? 정말 그럴겁니다.

               이런 애들같은 애들에, 정성스러운 학부형,  선생님들의 관심과 사랑이 우

               리 사회에서의 인간다운 인간을 만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흰 봉투하면 촌지를 떠올리는 그런 세상은 빨리 물러갔음 좋겠습니다.

 

               얼마전 언니는 곳곳에서 받은 참고서를 아이들에게 모두 뺏기고(?) 왔었습

               니다. 근데 표정이 흐믓해서 어쩔 줄 몰라 하더라구요...

               아마 시험을 앞둔 아이들과 재미있는 일이 있었던가 봅니다.

               오늘도 언니는 아이들보다 소풍을 더 기다리는 모습을 하고 외출을 했습니

               다. 작은 일에서 큰 행복을 얻은듯 합니다.

               

      세실리아, 엘리사벳, 크리스티나...

              초등부 교사들, 중고등부 교사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선생님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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