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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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원 [pious] 쪽지 캡슐

2001-07-06 ㅣ No.2218

천주의 성모 마리아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성베드로와 성바오로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

성 요한 크스소스토모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긴 성인호칭기도 동안 바닥에 엎드려, 가장 낮은 자세로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하는 새신부님들을 바라볼 때면 항상 가슴이 찡해오고 코끝이 시큰해짐을 느낍니다. 군대에서 상병때인가 휴가나와서 서품식에 갔었습니다.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외롭게 지내다가 성인호칭기도의 애잔한 멜로디와 많은 이 앞에서 엎드려 자신을 봉헌하는 선배들을 보며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가 아마도 제겐 가장 감명깊은 서품식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몇개월 후 그분들 중에 한분이 제가 있던 본당의 보좌신부님으로 오셨을 때 참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제 서품식 때는 어땠던가? 그건 뭐.... 나중에.... 훗.

 

첫마음을 기억해봅니다. 서품받고 첫미사를 드리던 마음, 노원에 처음와서 지낼때의 마음, 처음으로 만나던 이들에게 대했던 나의 모습들....

참으로 첫마음은 아름다왔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첫마음을 가졌던 때를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첫마음

            -박노해

 

한번은 다 바치고 다시

겨울나무로 서 있는 벗들에게

 

저마다 지닌

상처 깊은 곳에

맑은 빛이 숨어 있다.

 

첫마음을 잃지 말자

 

그리고 성공하자

참혹하게 아름다운 우리

 

첫마음으로

 

만약 우리가 성공한다해도 첫마음을 잃는다면 진정한 성공이 아닐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실패한다해도 첫마음을 간직한다면 완전한 실패는 아닐 것입니다. 우리의 성공은 우리가 지닌 상처에서 비롯할 때 두배의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가슴에 지닌 상처를 두려워하지말고 그 안에 담긴 아픔을 우리 삶의 원동력으로 다시 끌어올려봅시다. 그리고 첫마음으로 돌아갑시다.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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