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3류 정권의 작품 (퍼옴)

인쇄

류은주 [sophiryu] 쪽지 캡슐

2008-09-12 ㅣ No.8445

<햄릿 3막 1장>

햄릿: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쪽이 더 사나이 다울까?
가혹한 운명의 화살을 받아도 참고 견딜 것인가?
아니면 밀려드는 재앙을 힘으로 막아, 싸워 없앨 것인가?

/

(중략)

/
알지도 못한 저승으로 날아가느니 차라리 현재의 재앙을 받는

게 낫다는 결론, 이러한 조심 때문에 우리는 더 겁쟁이가 되고,
결의의 저 생생한 혈색도 우울의 파리한 병색이 그늘져,
충천하던 의기도 흐름을 잘못 타 마침내는 실행의 힘을 잃고 마는 것이 고작이 아닌가.

햄릿을 노려보던 클로디어스:

친(親)클로디어스냐 반(反)클로디어스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의 독백까지는 나름 훌륭했던 작품이 클로디어스의 한마디에 졸지에 유치한 3류 쓰레기 작품으로 전락한다. 햄릿의 심오한 고민은 클로디어스의 한마디에 묻혀버린다.

 국민들은 '민주주의가 사느냐 죽느냐'를 외치는데, 그들은 '친보수냐 반보수냐'를, 혹은 '친이냐 반이냐'를 말한다. 그들은 불리할때마다 논점을 흐린다. 불리할때마다 판을 깬다. 지금 촛불시위에 대한 대응법도 마찬가지며, PD수첩에 대한 대응법도 마찬가지다. 물론 그들이 '논점 흐리기'를 써먹는 이유는, 아직 거기에 낚이는 국민들이 있다는 것. "강하고도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국민이로다."

 시위대에 반이명박 세력이나 친북세력, 또는 폭력 행사자가 있어서 문제가 된단다. 그럼 걔네들 전부 색출해서 다시 시위대를 만들면 되는건가? 시위대를 향해, "원래 mb 싫어했던 사람 손드세요~ 김정일 좋아하는 사람 손드세요~ 폭력적인 사람 손드세요~ 자 손드신 분들 모두 집으로 가세요~" 이럴까? 또 조중동은 생각대로 하면 되고 PD수첩은 팩트만 전해야 하는가? 쯧쯧, 부끄러운줄 알아야지.

 논점 흐리기로도 수습이 안되면 어떻게 할까? 그럴땐 역시 법규 강화란 카드를 꺼낸다. 3류 작가가 작품 초반부터 내용을 아주 장황하게 늘어 놓다가, 막판에 수습이 안돼 허무한 결말로 끝을 맺는 것처럼. 관객들은 뭔가 기막힌 갈등 해소법이나 반전을 기대하는데 정작 결론은 싱겁기 그지없다. 햄릿에서 막판에 선왕의 유령이 나타나 클로디어스와 거트루드에게 벼락을 내린다면? Shit..

 그들은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여타 언론사들을 차근차근 그들의 '머슴'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반대는 하되 저항은 하지 마라, 저항하면 전과범이 된다. 정의? 그들은 항상 정의를 죽이기 위해 사회질서를 우선으로 내세웠다. 사회적 스트레스의 원인은 묻지도 않으채 그 스트레스의 분출을 억압하기만 했다. 햄릿에게 그저 패륜아란 딱지를 붙이고 마는 것. 

 박정희의 유신헌법과 전두환의 광주 학살사건 둘다 당시엔 합법이었다. 당시 거기에 저항하면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개새가 되었다. 자, 저런 상황에서 법과 국가에 복종해야만 할까? 불법으로 규정한 저항 말고는 어떤 합법적인 타협이 존재할까? 국가는 그저 국민들의 저항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처벌하면 게임 끝? 수위만 달랐지 현상황도 매한가지다. 햄릿을 미치광이라고 욕하는 클로디어스.

앞으로 당분간 유치한 3류 작품을 감상해야 할것 같다. 제목은 '클로디어스 -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쯤 되겠다. 셰익스피어한테는 미안.

(퍼옴 - 출처: http://blog.daum.net/alexkeum/5406216)



70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