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성당 게시판

남자가 사랑스러워질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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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엽 [amang4] 쪽지 캡슐

2000-06-30 ㅣ No.2232

입가에 범벅이 된줄도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아이스크림을 먹는 남자

 

이목구비는 따로놀아도 까무잡잡한 피부에 하얗고 가지런한 치열을 보이며 씨익~ 웃는 남자

 

한동준의 ’너를 사랑해’란 노래를 한동준 뺨치게 부를 수 있는 남자

 

나이트 클럽에서 비록 봉산탈춤을 추는 한이있더라도 용감하게 남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남자

 

넓은 어깨를 가진 남자

 

같이 싸우던 도중에도 갑자기 나를 확 끌어다 안으며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라고 내귀에 속삭여줄 수 있는 남자

 

스포츠를 좋아하며 건강하여 내게 100미터 달리기 전속질주로 달려올 수 있는 남자

 

내가 만든 싱거운 된장찌게로 "이 찌게 정말 맛있다."하며 단숨에 밥 두그릇을 덜어먹을 수 있는 남자

 

평소에 절대 눈물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슬픈영화를 보며 클리넥스 한박스를 다 써서 오히려 내가 옆에서 위로해줘야 하는 남자

 

부시시한 모습일지라도 항상 은은한 향기가 나는 남자

 

비싼 선물보다도 그의 주머니에서 작고 앙증맞은 머리핀을 꺼내며 "니가 생각나서 샀어"라는 말과 함께 내게 건내줄 수 있는 남자

 

어린아이처럼 컴퓨터 게임할때 핸들과 몸이 같이 움직이며 보너스 먹었다고 좋아하는 남자

 

비싼 점심값을 내면서 내게 커피값을 내도록 배려해주는 남자

 

내가 오랜만에 밥사준다 뭐가 먹고싶냐 했을때 비싼 양식집보다는 동네 분식집에서 떡볶기 에 순대가 얼마전부터 먹고싶었노라 하는 남자

 

내 생일때 시끌먹적한 친구들과의 파티보다 둘만의 시간을 준비하여 머리에 꼬깔모자쓰고 촛불을 준비해줄 수 있는 남자

 

우리 만남기념일 정작 나는 까먹구 있었는데 며칠전부터 맘에 들떠있다가 내가 모른다 했을때 귀엽게 토라지는 남자

 

정의를 위해 몸을 날렸다 가 싸움을 못해 죽기전까지 얻어터지더라도 걱정하는 내앞에선 ’짜식들 별루 안쎄더라고’하며 배짱있게 웃을 수 있는 남자

 

어디서든지 흥겨운노래가 나오면 흥얼거리며 몸을 흔드는 남자

 

영화를 보다 야한장면이 나왔을때 오히려 자기 얼굴이 벌게지며 어쩔줄 모르는 남자

 

내가 사준 촌스러운 빨간티도 일주일 내내 입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남자

 

전화할때 서로 말이 없어도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 남자

 

어두컴컴한 골목에서의 입맞춤보다 는 사람이 많은 거리에서도 거리낌없이 나의 이마에 다정하게 입맞춰 줄수 있는 남자

 

손을잡거나 팔짱끼기를 좋아하는 남자

 

남의 썰렁한 유머에 사람들이 구박하더라도 자신만은 푸하하하 웃어줄수 있는 남자

 

어쩌다 그의 구멍난 양말을 보고 사람들이 놀리더라도 부그락풀그락 당황하기보단 머리를 글적거리며 여유있게 씨익 웃어줄수 있는 남자

 

내가 감기걸렸을때 걱정하는 맘에 화내기 보다는 쏜살같이 달려나가 코가 헐까봐 로션이 함유된 부드러운 클리넥스와 따끈한 광동탕을 구해다 주는 남자

 

화려한 장미 한다발보다도 길가를 지나다 나를 생각하며 꺾어온 잡초 한송이를 건네주는 남자

 

어린이, 동물 그리고 노인을 좋아하는 남자

 

사랑이란 말을 아끼진 않되 남용하지 않는 남자

 

그리고, 내가 비록 다른 사랑을 만나 곁을 떠나더라도 ’니가 그러고도 얼마나 잘돼나 보자’하며 비참해 하기보다는 ’내가 더 행복하게 해줄수 있을텐데’ 하는 안타까움으로 괴로워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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