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완벽한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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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1동성당 [suyu1] 쪽지 캡슐

2005-06-11 ㅣ No.450

 

어느 부인이 성당으로 신부님을 찾아와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술주정에 손찌검까지 하며 가족들을 너무나 괴롭히는 남편과 더는 같이 살 수 없다며 이혼을 하고 혼인무효소송(가톨릭 교회는 조사 과정을 거쳐서 혼인을 무효화할 수 있다)을 준비하려고 하니 도와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남편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신부님은 먼저 복수하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 남편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커다란 복수는 남편이 아내를 너무나 소중한 존재로 생각하고, 아내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살아갈 수 없다고 느끼게 만들어놓고는 바로 그 순간 남편에게 등을 돌려 이혼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부인의 생각에도 그것처럼 좋은 복수는 없을 것 같아 신부님의 제안대로 남편에게 최선을 다하여 상냥하고 다정하고 대하기로 했습니다. 진심으로 남편을 사랑하는 것처럼 꾸미고 말하고 행동하였던 것입니다.

몇 달이 지난 후 신부님과 부인이 다시 만났을 때 자신의 제안대로 부인이 잘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신부님은 이제 혼인무효 소송을 준비하자고 했습니다. 그러자 부인은 "말도 안돼요. 지금 우리가 얼마나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데 왜 헤어진단 말입니까?"라고 말하였답니다.

-생활성서 6월호 소금항아리 6월 10일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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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편을 변화시키려면 내가 변화되어야 한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굳어진 상대의 마음을 똑 같이 굳어진 마음으로 대한다면 결국 파국을 맞이할 뿐입니다.

"굳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는 노자 도덕경의 말씀, "원수를 사랑하고 너를 박해하는 이를 위해 기도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부드러움이 진정 강한 힘이라는 것을 깨우쳐줍니다. 사소한 일로도 굳어지기 쉬운 우리의 마음을 보면서, 그 돌같은 마음을 부드럽게 변화시켜주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더욱 간절하게 기원하게 됩니다. / 손희송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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