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새벽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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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petrojin] 쪽지 캡슐

2004-05-17 ㅣ No.3249

참으로 오래간만에 아주 평화롭고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아침입니다.

물론 지난 주말 정말 바쁜 일정으로 몸은 망가져 있지만, 제 영혼은 살아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린 그저 일상에 묻혀 그다지 새로운 것이 없이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갑니다. 하지만 우리 곁에는 새로운 것이 얼마나 많습니까?

어제와는 다른 하늘 배경과 자고 나면 자신의 옷을 조금씩 바꿔가며 자라는 나무들,

다른 이야기 다른 느낌으로 내 몸에 묻어있는 얘기들을 살려내는 바람,

그리고 가깝게는 같은 모습에서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웃들...

우리가 얼마나 시선을 투명하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 주위엔 새로운 것 투성이입니다.

특히 신앙을 가지고 있는 우리로서는, 얼마나 살아있는 복음적 시선을 가지고 있느냐가 그 생동감과 역동성을 대변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내가 살아있기에...

내가 숨을 쉬고 있기에

늘 아름다운 새벽을 맞이할 수 있고,

 

미래에 대한 꿈을 꿀 수 있고,

새로운 희망과 소망을 빌 수 있고,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할 수 있고,

나를 사랑하고 나 또한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불어 살고 있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지 않다면

이 아름다운 새벽과 아침을 맞이할 수 없을 것이며,

아침기도의 아름다운 찬미를 드릴 수 없을 것이며,

또다시 주신 새로운 삶에 고마움도 느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아!

그래서 아름답습니다. 지금의 나의 자리가...

그래서 행복합니다. 하느님이 주신 삶이...

그래서 영원히 살고 싶습니다. 사제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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