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쉬어감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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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현 [사랑의향기] 쪽지 캡슐

1999-05-17 ㅣ No.73

+ 작은 것도 놓치지 않고 사랑하시는 예수님! 감사합니다.

스승의 날에 아이들을 데리고 신륵사에 다녀왔습니다.

남한강을 바라보고 소나무의 향기를 맡으며 몸도 마음도 새로워 졌습니다.

너무나 바쁘게 짜여진 시간 속에서 왜 그렇게 여유없이 살고 있는지...

명동성당에 계신 모든 분들(신부님.민노총.지하철 노조원.금속연맹...)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들.우리 모두 다 각자가 하는 행동에 타당한 이유와 목적 .의식이 있겠지요.

사회적이든 개인적이든 행복한 삶을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하지만 잃은 것이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내가 지나온 길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빗속에 드리는 기도

 

장마철이 아니어도 / 우리들은 비를 맞고 있어요 하느님

우산을 받쳐 줄 누구 하나 없어요

 

처마 끝에 떨며 서서 / 울지도 못하는 울음을 삼키다가

할말도 못하는 언어를 삼키다가 / 제풀에 지쳐 몸살을 앓고 있어요

 

제발 강아지풀만한 희망 한 포기라도 / 좀 보여주세요 하느님

비옥하지도 않은 우리땅엔 / 왜 이리 슬픔이 무성한가요

 

사람들은 서로를 믿지 않고 있어요 / 갈수록 사람들이 추해지는 세상은

갈수록 살기가 힘이 들어요

 

상처받은 가슴은 쉬이 아물지 않고 / 절망 속엔 별하나 보이지 않고

더 이상 긴 말씀 못드리지만 / 하여튼 요즘은 기도가 잘 되지 않아요 하느님

 

노아와 같은 의인의 고뇌도 아니면서 / 왜 이리 괴롭고 목이 메는지요

예측할 수 없는 홍수를 두려워화며 / 온몸 가득히 비 맞고 섰는

당신의 사람들을 불쌍히 여겨 주셔요

 

편할 날 없는 우기에 /  찢어진 비닐우산 한 개라도

좀 받쳐 주셔요 하느님......

 

예수님의 고통을 보면서도 믿고 잘 참아내신 성모님의 마음을 생각하며

비닐우산이라도 다른이를 위해 줄 수 있다면 우리가 사는세상이

사랑의 향기로 가득하겠지요.......

저의 여유로움이 사치는 아니겠지요 *^^*

                                              의식 개혁중인 신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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