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여성해방론적 교회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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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 [rosapks] 쪽지 캡슐

2000-01-13 ㅣ No.446

예수의 삶과 죽음과 부활과 승천을 통하여 이루어진 새로운 역사와 새로운 인간성을 온 세상에 전파하고 그의 뒤를 따라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공동체로 시작된 그리스도교회는 2000년 동안 이 지상에 존속하여 왔다.

그리고 2000년의 교회역사가 진행되어 오는 동안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그 정체성에 대한 물음과 답을 찾는 일 또한 함께 계속되어 왔다.

 

여성들이 교회에 대하여 물음을 갖게 된 것은 1960년대에 이르러서야 겨우 시작되었다.

그것은 2000년의 교회역사와 전통이 지극히 성차별적이었다는 인식이 여성들에게 비로소 획득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스도 교회가 철저하게 가부장적이며, 그래서 남성중심적이고 동시에 남성만으로 이루어진 성직자 중심적인  집단임을 확인한 이후 여성들은 자신들의 경험과 주체적 인식에서 그리스도 교회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이에 여성들은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동시에 현재의 모순된 교회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 공동체의 비전을 찾게 되었다.

여성해방론적 교회론은 이같은 전통교회론의 가부장적 특성들을 비판하면서 전통교회론을 여성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교회의 본질과 속성을 여성해방적 관점에서 새롭게 밝혀낸다.

 

"교회"는 경직된 정적인 실체가 아니다. 교회는 끊임없이 변화되어 왔고, 앞으로도 변화될 것이다. 19세기 여권운동으로부터 출발한 여성운동은 하느님의 뜻을 이 땅위에 실현하고자 했던 여성들로부터 시작되었으며, 그들은 우선적으로 사회에 존재하는 여성들에 대한 차별, 그리고 가정과 교회에 존재하는 차별의 문제가 변화되어야 함을 요구하기 시작하였다.

 

이제 21세기를 향해 선 지금의 교회에서는 이 변혁의 소리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지금의 교회를 여성해방적 관점에서 조명해 보는 목적은 교회안의 "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다.

이제 우리의 교회는 교회 본연의 본질과 사명을 다시금 깊이 인식하여 교회의 사명을 수행하기위해서는 변화되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깨달아야 한다.

 

교회란 하느님의 삼위일체의 친교와 일치는 물론, 교회 공동체와 세상, 그리고 세상과 하느님과의 일치를 목표로 하는 ’하느님의 백성’이다.

교회가 자기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하느님 백성안에서 일치를 하고 친교를 나누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 속의 불평등한 구조 속에서 그리고 남성중심적 사고에서 그리고 남성들에게 차별받고 억압받는 이들, 여성들이 해방되어야 한다.

교회는 이 세상만물을 구원하기 위해 있는 것이지 남성만을 구원하기 위해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이제 교회야 말로 해방되어야 한다.

2000년 대희년의 교회는 어떤 "복음"을 선포해야 하는 지를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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