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5동성당 게시판
비오는 날의 단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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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으로 뒤덮인 가을 숲 속의 그림엽서를 받았습니다. 엽서에 이런 글이 써 있었습니다.
"그림으로 보는 단풍인데, 순간 헉 하고 숨이 막혔어. 여름에 푹 젖어 전에는 못 느끼던 녹색에 대해 여전히 감상에 잠겨있는데 저 붉은색 풀어놓은 색깔을 보니 아, 가슴이 또 뛰기 시작한거지. 아마 짐작컨데 조신하게 보내자 하면서도 또 설레임에 몸서리를 칠 것 같군."
- 갈라진 시대의 기쁜소식 451호 편집자의 말 중에서 -
가을을 재촉하는 듯(?) 비가 한없이 쏟아집니다. 한 해의 농사를 마감하는 농부들에게는 참으로 걱정스런 비가 아닐 수 없겠지요. 최소한의 피해로 그들의 얼굴에 수심이 가시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사제관의 창문에 비가 가득합니다. 잠시후면 왕창 안으로 쏟아질 것같네요. 수건으로 연신 닦아내면서 사람이 없음이 이렇게 허전할 수 있는가 생각해 봅니다. 오늘 함께 생활하던 신학생들이 개학과 함께 모두 신학교에 들어갔거든요.
아무도 없는 텅 빈 사제관. 그저 바라만 봐도 그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고 눈물나는 무엇이 있습니다. 비 때문일까요? 가을이 오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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