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형제들에게 힘이 되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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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연 [aldus119] 쪽지 캡슐

2005-07-02 ㅣ No.456

 

 

예수님이 고심 끝에 뽑으신 열 두 사도들 중의 으뜸은 베드로였습니다. 원래 그의 이름은 시몬이었지만, 예수님이 그에게 '반석'이란 뜻의 베드로라는 이름을 주셨습니다. 예수께서 이런 이름을 주신 것은 베드로가 장차 교회의 주춧돌이 되라는 의도였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부활, 승천하신 후 베드로는 예수님의 기대대로 초대교회의 중심이 되었고, 스승을 용감하게 전하다가 감옥에 갇히기도 했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나중에 로마에서 예수님을 위해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못 박혀서 순교를 하였답니다.

그런데 베드로 사도에게는 어두운 과거가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체포당하고 제자들이 뿔뿔히 도망친 어려운 상황에서 뜻하지 않은 궁지에 몰려서 세번이나 스승을 배반한 사건이 그것입니다. 4 복음서 모두 베드로가 예수님을 배반한 것을 비교적 상세하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성서가 초대 교회에서 큰 존경을 받았던 베드로 사도의 무너지고 깨어진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베드로의 배반이 후대의 신앙인들에게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베드로의 그 굳건한 믿음의 태도로 우리를 고무하는 바도 크지만, 다른 한편 우리 보통 사람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잘못을 저지름으로써 오히려 우리에게 위로와 격려를 주기도 합니다.

베드로 사도는 죄와 잘못 속에서 자책하고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아마 이렇게 얘기할 것입니다. ‘자네의 잘못에 대하여 지나치게 상심 말게. 나는 자네 보다 더 큰 잘못을 저질렀어. 주님을 세 번이나 배반 한 것 말이야. 그래도 주님께서는 나를 버리지 않으셨네. 오히려 내가 저지른 잘못을 통해서 나를 가르쳐 주시고 다듬어 주셨네. 자네의 잘못과 허물에 집착하지 말고 주님을 바라보게. 죄보다 은총이 더 크다는 것을 기억하게’.

이렇게 주님께서는 선택된 이의 잘못과 허물이 타인에게는 위로와 힘이 되도록 배려하십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수난 전날 밤 최후 만찬 석상에서 베드로 사도의 배반을 미리 내다보시면서 그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나봅니다.

"시몬아, 시몬아, 들어라. 사탄이 이제는 키로 밀을 까부르듯이 너희를 제멋대로 다루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네가 믿음을 잃지 않도록 기도하였다. 그러니 네가 나에게 다시 돌아 오거든 형제들에게 힘이 되어다오."(루가 22,31-32).

예수님이 베드로 사도에게 원하셨던 바가 우리에게도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형제(자매)들에게 힘이 되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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