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확~ 바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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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숙 [joanchoi] 쪽지 캡슐

2001-02-20 ㅣ No.2216

굉장히 오랫만이죠? 모두들 안녕하셨구요? 새 해에 새 하늘 새 땅이 주어졌건만 저는요, 여러 가지 핑계로 늑장을 부렸어요. 몸이 아파서, 나이 먹기 싫어서, 하지만 무심한 시간 탓에 더 미룰 수도 없어 툴툴거리면서도 일어나, 먼저 2001년도의 수첩을 채워 넣고, 컴퓨터의 배경 화면을 귀가 유난히 길고 축 처진 못생긴 강아지로 바꾸고, 또 언제나 날 쫓아 다니는 화살이도 윙크를 아주 예쁘게 하는 눈썹이 길다란 애교 덩어리로 바꿨어요. 왜냐구요? 달라져야 하니까요. 절룩거리지도 못하는 다리를 핑계삼아 실컷 하느님 밖에서 놀고 오니 어느 새 모두 들 저 만치 앞서 가며 키가 많이 컸네요. 게시판에는 이름도 모르는 반가운 글들이 잔뜩 있구요, 그걸 보느라 조심해야하는 내 허리는 흐흐흑.. (무려 2 cm 나 키가 줄어들고 왼 발만 기형으로 4cm 길대나?) 다윈의 진화론과 대비되는 현상들... 그런데, 이번에 새로운 발견을 했어요. 늘 깨어 있어야 하구, 항상 하느님 안에 살아야만 하는 줄 알았는데요. 의외로 너무 너무 나태하고 게으른 그 상황이 상당히 좋더라구요. 그래서, 시동 걸기가 조금은 미련이 남아 이리 저리 잔 머리를 굴렸지요. 오학년의 문턱에서 한 걸음 내딛기도 망설여지구요. 인정하게 되기가 쉽지 않구요. 그래서~ 확 바꿨어요! 이제 제 컴퓨터는 무늬가 완전히 TTL 버전으로, 제 맘은요 철이 안난(젊은?) 오학년으로, 새 학기에 마음을 다져 먹는 프레시 할머니로, 업 그레이드 된 몸과 마음으로, 출발 하기로 준비 땅!!! 새로 시작 할 수 있다는 그것 만으로도 하느님께 무진장 댕큐 한데, 나 잘 할수 있게 기도해 주세요. 두려우니까. 모든 분들께 기쁨과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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