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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베네딕토’ 축복 의미… 화해중재자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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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goodnews] 쪽지 캡슐

2005-04-21 ㅣ No.180

[서울신문 2005-04-21 09:00]


[서울신문]전임 요한 바오로 2세의 그림자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베네딕토 16세는 과연 어떤 뜻에서 즉위명을 택했을까.

 

베네딕토는 ‘축복’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됐다.‘축복된’ ‘좋게 말한’이란 뜻도 있다. 바티칸 전문가들은 새 교황이 가톨릭 교회를 이끌어갈 방향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같은 이름을 사용한 가장 마지막 교황, 이탈리아 출신 베네딕토 15세(1914∼22년)의 공적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베네딕토 15세는 성공하진 못했지만 1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막후에서 중재한 것으로 유명하다. 독가스 사용에 반대하고 무고한 희생자를 돕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으며 7개의 평화안을 직접 성안할 정도로 열성적이었던 점을 새 교황이 좇고자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동방정교와 이슬람을 포용한 베네딕토 15세를 승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1981년 신앙교리성을 맡은 이래 ‘요한 바오로 3세’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교리 해석에서 보수적이었던 이미지를 씻고 평화의 중재자라는 상징성을 드러내고자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베네딕토 수도회를 창시한 성 베네딕토(480∼547)와 무소유를 실천한 18세기의 순례자 성인 베네딕토 요셉 라브르도 라칭거가 즉위명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요셉 라브르의 축일은 마침 교황의 생일과 같은 4월16일이다.

 

성베네딕토는 도덕적으로 타락한 로마 교회에 회의를 느껴 지하동굴에서 3년간 지내다 수도원을 건립했다.21세기 가파른 도덕적 위기에 몰린 가톨릭 교리의 정통성을 수호한다는 이미지를 고려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베네딕토 15세의 재임 기간이 7년밖에 안돼 78세라는 고령에 전임자가 남긴 과제를 수습하고 다음 세대에 다리를 놓아주어야 하는 과도기 교황의 운명을 스스로 예감한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베네딕토 16세 연보

▲1927년 4월16일 독일 바이에른주 마르크트 암 인에서 경찰관의 아들로 출생

▲1941년 히틀러 유겐트(소년단) 가입

▲1944년 입대, 방공포 부대 복무

▲1946∼1951년 프라이징·뮌헨대학에서 공부

▲1951년 사제 서품 받음

▲1953년 신학 박사 학위 받음

▲1957년 프라이징대학 교수 부임

▲1969년 레겐스부르크대학 교수 부임

▲1977년 뮌헨 대주교로 발탁.3개월 뒤 추기경에 봉임.

▲1981년 교황청 신앙교리성 수장으로 임명

▲1988년 추기경단 부단장

▲2002년 추기경단 단장

▲2005년 4월19일(현지시간) 제265대 교황으로 선출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저작권자 (c) 서울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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