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8주간 목요일 ’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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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10-09 ㅣ No.4807

연중 제28주간 목요일 ’21/10/14

 

가끔 우리는 책임을 지는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이것저것 건의하고 요구하기도 하지만, 험담을 퍼붓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그 사람이 그 자리에서 떠나고 더 이상 나와 관련된 이해관계에서 떠나게 되면, 짐짓 그 사람에게 가지고 있던 감정을 드러내기가 불편해서 그런지, 양심의 가책이 되어서 그런지, 그 사람에게 대한 좋은 말을 건네주고 좋은 평판을 주고받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죽은 예언자들의 묘를 꾸미고 정성을 기울이는 이들에게 살아생전에 그 예언;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 예언자의 예언을 잘 따라 살았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하고, 사후에 그 예언자를 기리고 그 예언자의 무덤을 가꾸는 것만으로는 예언자의 말을 따르고 예언자의 정신을 되새기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으며, 어쩌면 그 예언자가 이 시대에 다시 살아난다고 해도 역시 그 예언자의 예언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십니다. “너희는 불행하여라! 바로 너희 조상들이 죽인 예언자들의 무덤을 너희가 만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너희 조상들은 예언자들을 죽이고 너희는 그들의 무덤을 만들고 있으니, 조상들이 저지른 소행을 너희가 증언하고 또 동조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느님의 지혜도, ‘내가 예언자들과 사도들을 그들에게 보낼 터인데, 그들은 이들 가운데에서 더러는 죽이고 더러는 박해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루카 11,47-49)

 

예수님께서는 지금 와서 예언자들을 섬기는 척하지만, 예언자들의 정신을 되새기고 오늘 우리 각자의 삶 속에서 적용하며 새로 살고자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예언자들을 죽여버린 우리 조상들의 누를 되풀이하는 것이며, 같은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러니 세상 창조 이래 쏟아진 모든 예언자의 피에 대한 책임을 이 세대가 져야 할 것이다. 아벨의 피부터, 제단과 성소 사이에서 죽어 간 즈카르야의 피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50-51)

 

예수님께서는 율법 학자들에게도 같은 책임을 물으십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율법 교사들아!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치워 버리고서, 너희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려는 이들도 막아 버렸기 때문이다.”(52) 그러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예수님께서 자신들을 겨냥한 말로 알아듣고 독한 앙심을 품고 많은 질문으로 그분을 몰아대기 시작합니다. 결국 예언자들에게 한 그대로 예수님의 지적을 받아 양심에 가책이 되어 불편한 속내를 표현하고 맙니다.

 

우리의 부족함과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 잡으려 하기보다 우리를 지적하는 사람들을 불편해하고 거부하는 부정적인 마음을 가라앉히고, 우리의 내면과 현주소를 발견합시다. 그리고 정녕 내가 거룩해지기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복음의 말씀으로 비춰보고, 성령께서 이끄시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여 우리 자신을 갈고닦아 거룩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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