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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허영엽 신부의 나눔: 레오 14세 새 교황님을 위해 기도합시다

981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5-08-06

[허영엽 신부의 ‘나눔’] 레오 14세 새 교황님을 위해 기도합시다

 

 

콘클라베가 끝나고 새 교황님이 바티칸 성당의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어 인사말과 함께 전 세계 신자들에게 강복을 주셨다. 그때 양옆에는 콘클라베에 함께 참석한 추기경님들의 밝은 모습이 보였는데 하나같이 행복한 표정이었다. 한 언론은 “이제는 집으로 편하게 돌아갈 수 있구나 하는 안도감 때문”이라고 전했다. 

 

“교황님의 일정은 한마디로 정말 살인적이야, 너무 바쁘셔, 나라면 한 달도 못 할 것 같아. 한 개 교구를 맡는 교구장으로도 이렇게 부담이 큰데 전 세계 신자들과 수천 개의 교구를 돌보는 교황님의 어깨는 책임감에 얼마나 무거울지 상상도 못 하겠어. 그러니 교황님을 위해서 정말 열심히 기도해야 해.” 

 

정진석 추기경께서 추기경 서임 후 처음으로 ‘교회 개혁을 위한 15인 추기경 회의’에 참석하신 후에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하느님께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같은, 정말 은총의 선물 같은 분을 보내주셨다. 한 본당을 사목하는 주임신부도 그렇지만 선임자가 너무 사목을 잘했다면 후임자에게는 무척 부담이 간다. 나도 개인적으로 본당에서 선임자들이 사목활동을 너무 열심히 훌륭하게 하셔서 그분들이 미리 해놓은 프로그램만 따라가기도 숨이 찼던 기억이 난다.

 

새 교황님 레오 14세는 말하지 않아도 짐작이 된다. 언론에서는 첫 등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흰 수단만 입은 채 “나를 위해 신자들에게 기도를 부탁드린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인 데 비해 새 교황님은 교황 영대를 착용하신 것부터 과거 보수 전통으로의 회귀라고 꼬집었다. 이제 당분간은 교황님의 일거수일투족 모든 것을 전임 교황님과 비교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도 어쩌면 새 교황님이 견디어야 할 숙제다. 예전에 어느 교황님이 콘클라베 투표가 거듭될수록 점점 자신에게 표가 몰리자 “수난의 검은 그림자가 나에게 오고 있다”라며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는 고백처럼 교황님의 자리는 사실 수난과 고통의 자리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시대 종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신 인물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선출 직후 교회 내 개혁에 몰두하셨다. 탈도 많고 구설수에 시달린 재정문제에 대한 개혁은 시간은 걸렸지만 재정의 투명화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 그리고 조직을 효율적으로 개편하는 데 힘을 쓰셨다. 바티칸 재정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홍보부서의 통합이 두 번째 개혁이었다. 9개의 부서와 기관을 연관성 깊은 5개 단체로 줄이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개혁에는 항상 반발이 따르는 법, 이 조직의 변화도 쉽지 않았다. 홍보부서의 첫 장관이 사임하고 두 번째로 평신도가 장관을 맡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밖에도 여러 분야에서 개혁을 시도했지만 괄목할 만한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그러다 보니 교회의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불만을 갖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개혁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언젠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뜻이 온전하게 반영되리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선임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보여준 큰 변화는 리더십이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다가가는 교회가 지녀야 할 현대에 꼭 필요한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모든 것이 불분명하고 혼란스러운 시대에 하느님께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보내주신 것은 세계의 큰 행운이었다. 그분은 이 시대의 종교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지를 보여주신 인물이었다. 

 

사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탄생을 이끈 공로자는 선임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이다. 베네딕토 교황님은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저명한 신학자이며,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과 평생을 함께한 최고 조력자였다. 베네딕토 16세는 한 모임에서 갑자기 자신의 사임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함께 있던 기자들도 사임에 관해 잘 못 알아들을 정도였다. 그분은 주변 누구와도 상의 없이 기도 중에 결정하셨다고 했다. 바티칸 역사상 사임한 교황의 사례는 없지 않다. 그러나 벌써 몇백 년 전의 일이다. 만약 베네딕토 16세가 자신의 임기를 다 마쳤다면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고령으로 콘클라베에 참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성령의 바람은 인간의 생각을 항상 뛰어넘는다. 사도로부터 이어온 가톨릭교회는 2000년 역사의 흐름 속에서 각 시대의 여건과 도전에 따라 개혁을 이루어왔다. 교회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실수와 과오도 분명하게 있었지만 자신의 본질을 잃어본 적이 없었다. 개혁이 없고, 시대의 현실을 꿰뚫어 보고 변화하지 않는 교회는 오히려 본질과 힘을 잃어가게 된다. 그래서 ‘교회는 항상 쇄신해야 한다’(ecclessia semper reformanda).

 

 

‘인간 존엄과 정의’, ‘평화의 길을 걸어가겠다’라는 새 교황님

 

교회는 ‘시대의 징표’를 읽고 시대의 소리를 하느님의 음성이요, 부르심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새 교황님이 스스로 지은 교황 명은 레오 14세이다. 교황의 이름은 ‘앞으로의 사목활동과 철학’을 내포하고 있다. 레오 14세는 사상 첫 ‘미국인 출신의 교황’이고 세속보다는 ‘가난한 이들과 이민자들을 포용’하는 삶인 선교사의 생활을 오래 했다. 새 교황님이 이름을 이어받은 레오 13세 교황은 1891년에 ‘노동헌장’을 발표했다. 이 회칙은 산업화 사회로 발전하면서 노동착취와 빈부격차, 인간 존엄 침해까지 지적한 가톨릭교회에서도 중요 문서 중 하나다. 이 회칙은 ‘노동자 및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와 정의로운 사회의 구현’을 만들어가는 데 큰 구심점이 된다. 새 교황 레오 14세는 레오 13세의 뜻을 이어받겠다고 선언했다. 그가 중점적으로 펼칠 사목 방향은 ‘인간 존엄과 정의’, ‘평화의 길을 걸어가겠다’라는 것이다. 새 교황님이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교회 정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새 교황이 가톨릭이라는 본래 의미처럼 ‘보편적인 가톨릭교회의 정신’을 구현해주시기 바란다. 인종과 종교를 초월해서 차별을 멀리하고, 관용과 포용력을 통해 평화 공존과 상호존중의 정신을 앞장서 보여주시리라 믿는다. 교황님은 싫든 좋든 가톨릭교회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영적 지도자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교회를 위해 그리고 교황님을 위해 더 열심히 기도해야 하는 이유이다.

 

[성모님의 군단, 2025년 7월호,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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