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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5년 8월 15일 (금)성모 승천 대축일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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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ㅣ교회음악
음악여행60: 성모 승천 대축일

3521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5-08-13

[류재준의 음악여행] (60) 성모 승천 대축일

 

 

맷 데이먼이 열연한 영화 ‘마션’의 원작자 앤디 위어의 신작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는 외계 생명체인 ‘아스트로파지’ 때문에 멸종 위기를 겪게 된 인류의 고투를 그렸다.

 

미국에서 스포츠에 관심 있었던 사람들은 헤일메리가 뭔지 금방 알았을 것이다. 헤일메리는 미식축구에서 사용하는 작전명으로 모든 리시버가 오로지 터치다운 한방을 노리고 돌진, 쿼터백의 패스를 받는 극단적인 공격전술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타의로 인해 인류를 위해 목숨을 건 편도여행을 시작한다. 결말이 어떻든 인간과 외계인의 협력과 우정, 전 우주적인 스케일, 세밀한 과학적 묘사들은 작가의 광활한 세계관을 엿보게 해준다.

 

그런데 미국 사람들 대부분이 헤일메리가 ‘성모송(아베 마리아)’이라는 것을 모른다. 미국의 주류가 개신교 신앙을 모태로 하기 때문에 가톨릭 용어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할 것이다. 개신교에서 가톨릭의 성모 공경을 비판하고 심지어 이단이라고까지 하지만, 가톨릭 특유의 성모 찬양은 보편성과 휴머니티를 아우르는 것으로 모성에 대한 본능적인 감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미식축구의 극단적인 공격방법과 성모송이 대체 무슨 관계냐고 고개를 갸우뚱할 분도 많을 것이다. 아이러니하지만 최후의 순간에 이판사판으로 던지는 이 작전을 쓸 때 성모송을 외운다는 설정이다. 모든 것이 막히고 불가능할 때 마지막까지 의지하는 것이 어머니요 성모시다. 개신교에서조차 성모는 그만큼 존중받았고 특별한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성모송은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Ave Maria, gratia plena)’로 시작한다. 여기서 왜 ‘은총을 많이 받은’이 아니고 ‘은총이 가득한’으로 표현했을까. 은총(gratia)은 은혜를 베푸는 것과 그 행위에 대해 고마워하는 마음 모두를 뜻한다. 은총은 행위에 의해 주님이 주신 선물뿐 아니라 주님의 가족으로서 우리 모두가 지니고 있는 영적 본성인 것이다.

 

동정녀의 몸으로 주님을 잉태하고, 그 아들이 요절하는 모습을 지켜본 성모의 삶은 결코 보통 사람으로서는 행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성모의 아픔과 좌절을 지지하고 감싼 것이 바로 주님의 자녀가 가지고 있는 충만한 ‘은총’이다.

 

성모송 작곡가는 무수히 많지만 역시 그중 몇 명만이 걸작의 반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르네상스 시대 작곡가 빅토리아(Tomás Luis de Victoria, c. 1548~1611)의 아베 마리아는 이후 모든 성모송의 모델이 되었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도입부에서 성모 마리아(Santa Maria) 부분의 강렬함이 극적으로 대조된다.

 

https://youtu.be/hXICnHx0Shc?si=6rN5X6LbCyFH3Yxo

 

미국의 소프라노 르네 플레닝이 노벨상 시상식에서 부른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도 꼭 들어보시기 바란다. 1920년대 성악의 황금시대를 떠오르게 하는 그녀만의 특별한 목소리가 시공을 넘어 주는 극한의 아름다움은 이 더운 여름에 한 줄기 시원한 바람과 같다. 성모는 안식이고 휴식이며 편안한 어머니의 품 안이다.

 

https://youtu.be/SCwF6DGPCUc?si=IINxmn-R-1MFRlOe

 

[가톨릭평화신문, 2025년 8월 10일, 류재준 그레고리오(작곡가, 서울국제음악제 예술감독, 앙상블오푸스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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