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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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천사 - 2014.10.2 목요일(순례44일차) 수호천사 기념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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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준 [damiano53] 쪽지 캡슐

2014-10-02 ㅣ No.91864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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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준님의 사진.



2014.10.2 목요일(순례44일차) 수호천사 기념일, 
탈출23,20-23 마태18,1-5.10



수호천사


오늘은 순례44일차 입니다. 
한국을 떠난지도 장장 44일째이지만 
매일 강론을 쓰고 미사를 드렸기에 꼭 하루 같습니다.


어제의 변화가 획기적입이다. 
주님의 안배가 참 오묘합니다. 
본격적인 산티아고 순례에 앞서 루르드 성모성지로부터 순례가 시작되어 
마침내 파티마 성모성지에서 순례의 대미를 장식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파티마에 한번 다녀오시지요. 버스로 8시간 걸립니다."

예전 블라시오 아빠스님의 말을 흘려버리듯 했지만, 
이젠 유력한 대안이 된 것입니다. 

산티아고 순례는 9.27일로 끝났고 9.28-10.4일까지 남은 7일이 문제였습니다. 
10.5일 산티아고-마드리드로 가서 2박한후 10.7일에는 한국을 향해 출국하기로 이미 확정되었고, 
일주간 여유와 더불어 상당량의 비용이 추가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제 순례43일차, 파티마 버스 순례는 가까운 동네로의 순례가 아니었습니다. 
산티아고에서 정오 12시에 출발하여 김승월 형제가 예약해준 
저렴한 비용의 파티마 '크리스토 레이'호스텔에 도착하니 오후9시, 현지시간 오후8시였습니다.

시차가 1시간 차이가 날 정도의, 도보 순례 못지 않은 9시간이 걸린 장거리 지루한 버스 순례였습니다. 
스페인을 떠나 포르투칼을 지나면서도 비슷한 풍광에 사람들이라 전혀 다른 나라 같지가 않았습니다. 
날씨는 가을인데 여전히 푸른 초목들은 흡사 여름처럼 보였습니다.

역시 피스텔라에서 산티아고에 왔던 날처럼 버스에서 많이 졸았던 날입니다. 
전날 한밤중부터 쓴 강론에다 카톡사진 전송에 많은 시간을 소요했기 때문입니다.

뒤늦게 발견한, 석양빛을 받으며 맨발로 일몰사진을 확인하는 제모습을 
담은 사진이 너무 재미있어 많은 사랑하는 분들께 전송했던 것입니다.

제 도반인 이냐시오 형제가 찍은 산티아고 주일미사 공동집전 사진에 이은, 
흡사 고흐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 두번째 작품으로 많은 분들의 찬탄을 받았습니다.


늘은 수호천사 기념일입니다. 

바로 저에겐 이냐시오 형제가 수호천사였음을 깨닫습니다. 
형제가 아니었다면 이런 사진 작품은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수호천사 신심이 참 깊고 풍요롭습니다. 
토마스 머튼은 늘 호주머니에 천사 그림이 있는 상본을 지니고 다녔다 합니다. 
대자대비하신 하느님의 사랑을 상징하는 수호천사입니다.


오늘 1독서 탈출기 말씀입니다.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천사를 보내어, 
길에서 내가 너희를 지키고 내가 마련한 곳을 너희를 데려가게 하겠다. 
너희는 그 앞에서 조심하고 그의 말을 들어라. 
그가 너히 죄를 용서하지 않으리니, 그를 거역하지 마라. 
그는 내 이름을 지니고 있다."


수호천사는 그대로 자비하신 하느님의 현존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언제나 너와 함께 있겠다' 
말씀하신 임마누엘 하느님이십니다. 

사람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 
하느님과 깊이 연대되어 있는 공동체적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자비하신 
하느님의 현존인 수호천사를 우리는 얼마나 많이 잊고 지내는 지요. 
신비 감각을 잃어버린 머리 좋은 바보 신자들로 가득한 오늘날 교회 같습니다.


눈만 열리면 

하느님의 자비로운 현존인 무수한 수호천사, 수호성인들 덕분에 살아가는 우리들임을 깨닫습니다. 
루르드의 성모님과 산티아고의 성 야고보 사도가 저희 수호성인이자 수호천사였습니다. 
아니 한국에서 끊임없는 기도와 사랑으로 깊이 연대해준 사랑하는 모든 분들 역시 

저희들의 수호천사였음을 깨닫습니다.


늘 자비로운 하느님 품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바로 수호천사 신심의 핵심입니다. 
이런 신심을 빼버리면 우리 신앙은 앙상한 가지들만 남은 꼴이 될것입니다.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의 엄중한 말씀입니다. 
바로 이 말씀이 인간 존엄성의 보루입니다. 

사람마다 수호천사가 있다함은 
모두가 하느님의 귀중한, 유일무이한 자녀들임을 뜻합니다. 

그러니 

작은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 여김은 바로 그들의 수호천사를, 하느님을 업신여김을 의미합니다. 
하여 이웃을 무시하고 멸시함이 대죄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제 파티마에 도착했으니, 

루르드의 성모님의 수호천사 역할은 파티마의 성모님이 이어 받게 되었습니다. 
파티마 성모님, 

수호성녀 어머니 품에서 오늘 하루 편히 피정하며 산티아고 순례를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 모두 모든 천사들과 함께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행복한 시간입니다.


"저의 하느님, 천사들 앞에서 당신께 찬미 노래 부르나이다."
(시편138,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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