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수)
(백) 부활 제4주간 수요일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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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7 월/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어디서나 모두를 품어주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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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5-04-26 ㅣ No.96348

     

부활 4주 월 요한 10,1-10(15.4.27)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는다.”(요한 10,9)

 



Jesus the Gate

 

 

                   


 어디서나 모두를 품어주는 사랑  

 

불교에서는 있지도 않은 비실재를 있는 것처럼 상상하여 갖가지 망상을 일으키는 ‘분별심’(分別心)을 허망분별이라 하여 경계한다. 분별심은 이것저것 분석함으로써 망상을 일으키고 번뇌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교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분법적으로 가르고 쪼개고 대립시키는 내적 작용들을 소통보다는 폭력과 단절을 불러와 영적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

오늘 복음의 비유는 “예수님께서는 목자이며 문이시다”라는 말씀이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문이 아닌 다른 곳으로 넘어 들어가는 도둑이 아니라 목자와 양들이 드나드는 문에 비유하신다. 곧 참된 목자란 문인 당신을 통하여, 곧 당신의 이름과 권위로 백성들 앞에 나아가는 사람이라는 말씀이다. 참된 목자는 주고 돌보기보다는 빼앗아 자기 것으로 삼으려고 몰래 찾아드는 도둑과 강도들과는 달리 맡겨진 양떼를 풀이 많은 목장으로 이끌어 갈 것이다.

목자는 문을 통하여 들어가 “자기 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10,3) 이 말씀은 양에 대한 목자의 특별한 애정을 보여준다. “이렇게 자기 양들을 모두 밖으로 이끌어 낸 다음, 그는 앞장서 가고 양들은 그를 따른다. 양들이 그의 목소리를 알기 때문이다.”(10,3-4) 늘 어디에서든 함께하면서 지극한 사랑으로 돌보는 목자의 음성을 양들은 사랑으로 알아듣는다. 사랑이 양떼를 따라오게 변화시킨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고, 또 드나들며 풀밭을 찾아 얻을 것이다.”(10,9) 하고 말씀하신다. 그분은 우리에게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10,10) 오셨다. 문이신 그분은 당신을 통한 구원의 은총을 유다인들 뿐 아니라 이방인들에게까지 주신다. 목자인 예수님께서는 양우리 밖과 안을 오가며 양들을 돌보고 생명으로 이끄신다. 이처럼 하느님의 사랑은 양우리 안에서든 밖에서든 다를 바 없다. 어느 곳이든 주님의 영과 사랑이 쏟아지고 있으며, 주님은 누구든 사랑의 눈길로 바라보신다. 따라서 ‘누구든지’ 문이신 착한 목자 예수님께로 다가가 그분과 더불어 하느님 안에 머문다면 생명을 얻게 된다.

우리도 복음을 선포하고 영성생활을 하면서 폭력과 단절을 불러오는 이분법적인 사고, 흑백논리, 비합리적 사고를 버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무의식중에 성과 속, 초자연과 자연, 교회와 세상, 영혼과 육신, 선과 악, 신앙인과 비신앙인, 우리 종교와 타종교 등을 대립시키고 배척하는 때가 참으로 많다. 내가 좋아하고 내 마음에 드는 일이나 사람에 대해서는 한없이 너그러우면서도 싫어하는 대상에게는 냉정하고 거리를 두고 살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참 신앙은 이제 좋고 싫음의 차원을 넘어 모두를 끌어안는 복음적 통합의 길을 찾아가야 한다. 우리는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 ‘타자’를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사려 깊게 받아들임으로써 사람들 사이에 폭력과 단절을 부르는 대립과 이분법적 사고를 극복하는 성령의 도구가 되어야 하겠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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