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ㅣ여행후기
[낯선 곳으로 떠나기] 제주도(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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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오름 위 타오르는 남도의 봉화야 갈정뱅이 어깨걸고 잊혀진 산마루 올라 분노도 반역도 넘어 이어 이어 이어서 올라라 아 아 통일의 한라산이여 웃뜨르 붉은 철쭉꽃으로 이어 이어 이어서 피어 겨레의 빛으로 살아 오누나
검은 돌담 위 펄럭이는 남도의 깃발아 하얀 물옷 어깨걸고 갈라진 산하를 걸어 굴레도 모순도 갈아 이어 이어 이어서 걸어라 아 아 민중의 한라산이여 알뜰르 붉은 동백꽃으로 이어 이어 이어서 피어 해방의 빛으로 살아오누나
---- 제주를 생각하면 4.3 항쟁이 먼저 떠오른다. 그 땅에 관광이라는 이름으로 나선다는 것이 어쩐지 죄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자연이 보여주는 아름다움, 인간이 엮어가는 삶, 역사가 남기는 항쟁과 수난이 우리 땅의 의미를 찾는 마음길과 발길 사이를 오가며 하나의 살아있는 메아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길을 나섰다.
처음 제주는 기대와는 달리 그저 그랬다. 땅의 아름다움도, 인간이 엮어가는 삶의 향기도, 역사가 남기는 항쟁과 수난도 없었다. 단지 관광객과 장사꾼이 만나는 만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서 실망이라는 표현도 필요없이, 여행의 기억이 남지 않은 잊혀진 섬이 되어 버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