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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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1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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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6-13 ㅣ No.147550

가문비나무의 노래에서 은총과 일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마음에 닿았던 내용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은총을 추앙하면서 일은 혐오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의 삶에는 경건의 모양만 있을 따름입니다. 반대로 안달복달, 전전긍긍 좇기면서 온갖 일을 직시하지만, 은총을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행동의 함정에 빠지지 쉽습니다. 은총과 일의 상호 작용 가운데서만 믿음과 사랑이 성장합니다. 우리가 약속된 것을 깨닫는 동시에 자기를 극복하고 주어진 일을 할 때, 우리는 매력 있는 사람이 됩니다. 은총은 결코 일을 대신 해 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은총을 믿으면서 열심히 공부해야 하고, 성실히 일해야 합니다. 일은 삶의 내용이며, 은총은 삶의 힘입니다. 은총과 일이 균형을 이룰 때 삶이 아름다워집니다. 빛은 파동의 성질과 입자의 성질을 모두 지닙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인간이 감당해야 하는 일도 이와 같습니다. 은총과 일이 함께 할 때 삶이 빛납니다. 삶의 힘과 삶의 내용 사이의 긴장은 하느님에게서 비롯됩니다. 하느님은 주는 분이시면서 동시에 요구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어려움이 없는 삶만을 복으로 여긴다면 우리는 믿음의 난민이 될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서 권고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이 받는 일이 없게 하십시오. 오히려 우리는 모든 면에서 우리 자신을 하느님의 일꾼으로 내세웁니다. 곧 많이 견디어 내고, 환난과 재난과 역경을 겪으면서도, 매질과 옥살이와 폭동을 겪으면서도 그렇게 합니다.” 하느님께 은총을 받은 만큼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하느님께 은총을 받은 만큼 권력을 얻는 것도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하느님께 은총을 얻는 만큼 재물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하느님께 은총을 받은 만큼 고통을 참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느님께 은총을 받은 만큼 환난과 재난과 역경을 겪으면서도 기뻐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는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윤리적 선택이나 고결한 생각의 결과가 아니라, 삶에 새로운 시야와 결정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한 사건, 한 사람을 만나는 것(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1)”라고 하였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과의 만남으로 지금까지 자신이 살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삽니다. 성공, 명예, 권력이라는 바벨탑에서 내려왔습니다. 예수님께서 가셨던 십자가의 길을 따랐습니다. 그 길만이 영원한 생명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사제로 살아가면서 주어지는 일을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는 않았습니다. 하느님께서 너무 힘들면 일을 덜어 주시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때로는 사람을 보내 주시기도 하셨고, 때로는 시간을 바꿔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작년 8월부터 부르클린 한인성당 미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다행히 신문사 근처에 사시는 형제님이 10개월 동안 차량봉사를 해 주셨습니다. 길도 익숙해져서 이제는 혼자 운전해서 가고 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서부지국을 설립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셨습니다. 부르클린 한인성당의 미사와 퀸즈 한인성당의 미사를 하는 상황인데 볼리비아에서 손님 신부님이 오셔서 부르클린 한인성당의 미사에만 전념하게 되었습니다. 낮에는 뉴튼 수도원에 모임이 있었고, 저녁에는 성경공부 봉사자 모임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빠듯하지만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저의 건강을 허락하셔서 뉴튼 수도원 모임을 일주일 연기해 주셨습니다. 백신접종이 이루어지고, 일상의 삶으로 돌아오면 해야 할 일이 더 많아 질 것입니다. 홍보를 다녀야 하고, 서부지국의 일로 LA도 방문해야 합니다. 부르클린 한인성당의 미사도 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은총을 주시는 분이심을 믿습니다. 그러기에 해야 할 일은 기쁘게 하고, 하지 못할 일은 멈출 수 있도록 지혜를 청합니다.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주어라.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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