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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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5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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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2-07 ㅣ No.144381

제가 처음으로 찍었던 사진을 2장 기억합니다. 4살 때입니다. 형들과 함께 장화를 신고 집 뒤뜰에서 나란히 앉아 찍었던 사진입니다. 6살 때입니다. 여동생과 집 앞에서 기르던 고양이와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어머니는 그 두 장의 사진을 소중하게 간직하셨습니다. 의미 있는 사진이 있습니다. 1990년 부제서품 때의 사진과 1991년 사제서품 때의 사진입니다. 사진에 관심이 많았던 큰 형님이 앨범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그 앨범도 자주 보시고, 기도하셨습니다. 사제가 되어서는 가는 본당마다 사진을 찍으면 앨범을 만들었습니다. 요즘은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찍기에 사진을 인화해서 앨범으로 만들지는 않습니다. 사진이 너무 많아서 정리하지 않으면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한 장의 사진은 역사의 기록이고, 인생의 기억이 됩니다.

 

사진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한 젊은이가 미국에서 사진을 공부하였습니다.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질문하였습니다. “여러분은 왜 사진을 공부합니까?” 사진으로 돈을 벌수도 있습니다. 사진으로 예술을 할 수 있습니다. 사진은 역사의 기록입니다. 교수님의 말을 들었던 젊은이는 한 가지 결심을 하였습니다. 6.25 참전국의 군인들을 만나서 사진을 찍는 것이었습니다. 역사의 기록을 남기고 싶어 했습니다. 참전국을 찾아다니면서 참전용사와 대화를 나누고 사진을 찍어드렸습니다. 참전용사들은 모두 기뻐하였다고 합니다. 자유와 평화를 위해서 싸웠던 젊은 날을 자랑스러워했다고 합니다. 사진을 인화해서 액자로 만들어 드렸다고 합니다. 사진을 주제로 달력을 만들어 드렸다고 합니다. 모든 비용은 본인이 벌어서 부담했다고 합니다.

 

밤하늘에 별들이 있기에 아름다운 것처럼 세상은 아름다운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꿈속에서 쓰러져가는 교회를 다시 세우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교회의 주춧돌이 되었습니다. 마더 데레사 성녀는 기차 안에서 부르심 속에 부르심이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평생 가난한 이들과 함께 지냈습니다. 마더 데레사 성녀는 물질과 자본의 바벨탑이 아니라 가난과 정결의 사랑탑을 쌓았습니다. 꽃동네의 오웅진 요한 신부님은 버려진 아이, 아픈 사람,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었고, 잠잘 곳을 마련해 주었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하느님께 기도드리면서 해야 할 일을 깨닫고, 깨달은 것을 실천하는 사람은 모두가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길가에 떨어진 휴지를 줍는 것도, 길을 물어오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안내를 해 주는 것도, 길을 먼저 건너도록 양보하는 것도 아름다운 일입니다.

 

오늘 우리는 제1독서에서 세상을 창조하시는 하느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말씀 한마디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의 상상과 생각을 뛰어넘는 분이십니다. 빛을 만들고, 땅을 만들고, 하늘을 만들고, 물을 만들고, 해와 달, 별을 만드시는 분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그 정도는 되셔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정도는 되셔야지 만물의 주인이시고, 우주 만물을 다스리는 분이 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많은 병자들을 고쳐주십니다. 예수님의 옷깃만 스쳐도 병이 낫는 것을 보여주십니다. 정말 장난이 아니십니다. 어디가 아픈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언제부터 아픈지 말을 하지 않아도, 그냥 예수님 곁에서 옷만 만져도 모든 병이 저절로 치유됩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니, 그 정도는 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느님과 예수님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사랑 때문에 그렇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넘치는 사랑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작은 것들을 하고도, 자신의 이름이 드러나기를 원합니다. 자신의 업적과 명예가 드러나기를 바라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큰 잘못도 아닙니다. 하지만 하느님과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그분들의 업적과 자랑도 아닙니다. 그저 사랑하시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자비하시기 때문입니다. 웬만한 잘못들은 다 받아주시고 용서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너희 죄가 진흥같이 붉어도 눈과 같이 희게 해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너희 죄가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같이 하얗게 만들어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뉘우치고, 하느님께, 예수님께 돌아오기만 하면, 지난 모든 것은 덮어주고 당신의 나라에 다시 들어올 수 있도록 해 주십니다.

 

오늘, 우리가 신앙 안에서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 생각합니다. 가슴이 따뜻한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계산하고 따지기 보다는 순수한 삶을 살아야 갰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를 용서하시고 받아주시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이웃을 너그럽게 대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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