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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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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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2-17 ㅣ No.144624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은 이가 없으면 임플란트로 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택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차선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이스라엘 역사에 유배라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사건 이전에는 성전에 가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신앙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성전이 무너지면서 신앙의 구심점을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무너지지 않는 새로운 성전을 구축할 장소를 찾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찾은 장소는 마음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마음과 정신을 무장시킬 대안으로 성경 본문 제작에 착수하게 됩니다. 이렇게 성전 중심의 예배 공동체는 말씀 중심의 공동체로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여인아, 내 말을 믿어라. 너희가 이 산도 아니고 예루살렘도 아닌 곳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진실한 예배자들이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사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를 드리는 이들을 찾으신다. 하느님은 영이시다. 그러므로 그분께 예배를 드리는 이는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라고 말씀하신 것과 같습니다.

 

미사를 드리는 것으로 신앙이 다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던 우리에게 미사 중단과 성전에 모일 수 없는 상황은 이스라엘 백성이 겪었던 유배의 상황과 비슷합니다. 텅 빈 성당에서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매주 친교를 나누던 형제와 자매들을 만나지 못하면서 외로웠습니다. 단체 활동을 하지 못하면서 불안했습니다. 나의 신앙이 어디로 가는지,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지 못하였습니다. 우리들 또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씀 중심의 신앙생활로 전환해야 합니다. 우리가 말씀을 공부하는 지향과 목표는 성경을 아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삶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성경을 알기 위해서 읽는 것과 성경을 삶으로 실천하기 위해서 읽는 것은 다릅니다. 성경을 읽기 전에 먼저 기도하면 좋습니다. 고요한 물은 거울과 같아서 우리의 얼굴을 비춰줍니다.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은 거울과 같아서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입니다. 성령의 이끄심에 맡겨야 합니다. 나의 주장과 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성경을 읽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하느님의 뜻과 의로움을 따르기 위해서 성경을 읽어야 합니다. 성령께서는 우리를 하느님의 뜻으로 인도합니다. 교회의 가르침과 권고를 따라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교회를 세우셨고, 교회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주 너희 하느님의 계명을 듣고,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며 그분의 길을 따라 걷고, 그분의 계명과 규정과 법규를 지키면, 너희가 살고 번성 할 것이다.” 우리가 선택을 하면 하느님께서 도움을 주실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어떤 선택입니까?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남에게 해 주는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가난한 이, 굶주린 이, 아픈 이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그 선택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저는 지난 역사를 통해서 희망을 봅니다. 우리는 오천년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련과 고통이 있었지만 그것을 이겨낸 끈기와 저력도 있습니다. 흐르는 강물을 봅니다. 강물에 떠밀려 가는 것들은 거의 생명이 없는 죽은 것들입니다. 생명이 있는 것들은 떠밀려 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강물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세상이라는 강물에 떠밀려서 사는 것도 자유입니다. 그러나 세상이라는 강물을 힘차게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더 큰 자유와 용기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우리는 고민하고 성찰해야 합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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