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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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3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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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4-18 ㅣ No.146181

자전거로 맨해튼을 다녀왔습니다.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자유의 여신상도 보았고, 9.11 기념관도 보았습니다. 센트럴 파크도 지나갔습니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자전거 전용도로에는 차가 올 수 없도록 철재로 된 봉이 있었습니다. 자전거는 충분히 지나 갈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눈에는 공간이 너무 좁게 보였습니다. 공간이 좁게 보이니 속도를 줄이게 되고, 속도를 줄이니 균형을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봉과 봉 사이를 지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함께 한 신부님이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봉을 보지 말고 멀리 앞을 보세요.’ 멀리 앞을 보니 봉과 봉사이의 거리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는 봉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봉을 볼 때는 봉이 문제였는데, 봉을 보지 않으니 봉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신부님의 말이 제게 큰 울림이 되었습니다. ‘멀리 앞만 보세요.'

 

바둑의 용어 중에 소탐대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수는 눈앞에 있는 것만 봅니다. 고수는 멀리 앞을 봅니다. 고수가 작은 것을 주면 하수는 덥석 눈앞에 있는 것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러는 사이에 고수는 넓은 공간을 차지하게 됩니다. 하수는 작은 전투에서는 이겼지만 큰 전투에서는 결코 이길 수 없습니다. 신앙의 여정에서도 소탐대실의 예를 볼 수 있습니다.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금송아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금송아지는 이스라엘 백성을 광야에서 약속의 땅으로 이끌 수가 없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시는 분은 오직 하느님 뿐이셨습니다. 유다는 세상의 권력과 명예가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배반하였습니다. 베드로는 두려움 때문에 예수님을 모른다고 배반하고 말았습니다. 욕망도, 두려움도 우리를 영원한 생명에로 이끌 수 없습니다. 우리를 영원한 생명에로 인도하는 것은 주님께 대한 믿음입니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습관처럼 책상 앞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님께 길을 찾아 주실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아는 학생입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알고 있는 학생입니다. 그런 학생은 공부하라고 말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책상 앞에서 공부를 하기 마련입니다. 그 길만이 최선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정답을 먼저 말씀해 주지 않으셨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은 각자의 의견을 예수님께 말하였습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르치신 방법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주체적으로 행동하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여러분을 사랑한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사랑하십시오.’ 또 말씀하셨습니다. ‘나의 제자가 되려는 사람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빵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제자들이 직접 행동해야만 얻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빵을 배불리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표징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느님께 대한 찬미와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면 빵은 언제든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참된 구원은 지금 당장 배부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주는 하느님을 믿는 것입니다. 그 믿음은 하느님께서 보내신 를 먼저 신뢰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재물을 주시지 않았습니다. 커다란 능력을 주시지 않았습니다. 다만 하느님의 아들이 죽었지만 다시 살아났고, 부활하셨다는 믿음을 주셨습니다. 그 믿음 위에 교회가 탄생한 것입니다. 그 믿음이 온갖 박해와 죽음까지도 이겨낼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야 합니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여러분이 믿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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