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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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3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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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4-19 ㅣ No.146207

제가 있는 가톨릭평화신문 미주지사에는 5명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신문사의 모든 업무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모든 문서는 저의 이름으로 만들어지고, 회계업무도 저의 이름으로 결재가 됩니다. 미주 지역의 한인 성당을 다니면서 신문홍보를 하는 것이 주된 업무입니다. 작년과 올해까지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신문홍보를 다니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문 제작에 3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편집을 담당하는 분은 한국에서 오는 기사와 미주 지역에서 오는 기사를 선택해서 신문의 지면을 만들고 있습니다. 취재를 담당하는 분은 미주 지역의 소식을 찾아냅니다. 한인 공동체의 주보를 참조하기도 하고, 특집 기사를 만들기도 합니다. 회개를 담당하는 분은 수입과 지출을 기록합니다. 작년 한해는 수입보다는 지출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정부의 지원이 있어서 어려운 고비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저와 직원들의 식사를 준비해 주시는 분이 있습니다.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주십니다. 저마다 삶의 자리가 다르고, 생각이 다르지만 우리를 하나로 묶어 주는 것은 가톨릭 신앙입니다. 매주 월요일 직원미사를 하면서 한 주간을 시작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하느님을 닮은 사람을 창조하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 그리고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생물을 다스려라.” 사람들은 지배한다는 말과 다스린다는 말을 폭력으로 억압할 수 있다는 말로 이해했습니다. 착취하고, 빼앗아도 좋다는 말로 이해했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지배와 착취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신분, 계층, 세대, 이념, 피부, 성으로 차별하는 역사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 지배하고, 다스리라고 하신 의미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그것을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배고프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목마르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초대교회는 바로 그와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모두가 평등하게, 모두가 평화롭게 가진 것을 나누었고, 특히 가난한 이와 아픈 이를 돌보았습니다.

 

안도현 시인은 이렇게 삶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페스탈로치는 신앙의 원천을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은 인류의 아버지이시다. 그러기에 하느님의 자녀에게는 죽음이 없다. 인류의 순수한 마음속에 영원한 생명에 대한 소망이 깃들어 있다. 단순하고 소박하고 그리고 감사와 사랑에 대한 순수한 인간적인 감정, 이것이 신앙의 원천이다.” 페스탈로치의 묘비명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인간, 그리스도, 시인, 모든 것을 남에게 바치고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남기지 않았다. 축복이 있을 지어다. 그의 이름에 축복이 있을 지어다.” 삶은 사름의 준말이고, 사름은 사르다의 명사형입니다. 그러니까 삶은 사르는 일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한 줌의 재로 남은 것입니다. 잘 산다는 것은 잘 사라지는 것입니다.

 

교회의 첫 번째 순교자 스테파노는 죽음의 순간에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 그렇습니다. 삶은 고난의 순간에도, 죽음에 이를지라도 용서하는 것입니다.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어 주는 것입니다. 거기에서 부활의 꽃이 피고, 영원한 생명이 시작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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