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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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리 잠이 안오노~! 순례길 41처 (솔뫼성지, 합덕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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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남 [agnes536] 쪽지 캡슐

2021-09-14 ㅣ No.100078

리노 우리모두의 사랑

와이리 잠이 안오노~! 순례길 41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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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리 잠이 안오노? 환장하겠네...."

토요일 새벽 5시부터 길떠날 준비를 시작하여 저녁 11시가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 오는길에 대화동 하나로 식자재에 들러 추석전 오늘? 주일낮에

마무리해야 할 음식재료들을 사고 도착해서 이것 저것 치우고 씻고 나니

12시가 넘어 있었다.


"내일 첫미사 가려면 어서 자야겠네... 후닥 후닥~"

그런데..... 아차차! 오늘 숙제 성경쓰기를 못했다.

할배는 그냥 오늘은 빼먹으라고하며 할매를 생각하느라 말하지만...

"주님. 주님. 매일 부르지만 말고 내가 가르쳐준대로 실천해라시는

말씀 때문에...불을 밝히고 책상앞에 앉는다. 끄응~~!!


고린토 전서 1장1절~ 서부터 써내려가다 마치고, 자리에 누워 잠을

자려해도 몸은 늘어지는데 생각은 말똥 말똥....

"은총이 가득하신~을 아무리 찾아도 성모님도 대답없으시고

기냥 일어나 낮에 다녀온 순례성지라도 정리해보지...라 신다.


그리고 지금은 3시26분 일요일 새벽이다.

괜시리 ... "엄마, 아빠. 성지순례 멀리 가는데 운전이 위험하니

1박2일 코스로 잡고 천천히 조심조심 다니셔야 한다는 딸래미의

말이 생각나더니.... 슬그머니 그럴수도 있겠네... 하는 걱정이 든다.


스멀스멀 밀려오는 불안과 작은두려움들이 확 다가든다.

할배가 이 나이에 10시간 가까이 운전을 한다는게 무리다 싶은....

갑자기 딴 차라도 와서 부딪치면 우짜노?... 노인네들의 급발진도 있다던데..등등

별의별 걱정의 별똥별들이 생각속을 날아다닌다.


그때..

"주님! 이시면 저더러 이 물위로 걸어오라"고 말씀하십시오" 라던

베드로의 말과함께 "오너라"에 응답하며 의기양양 걸어가던 베드로가

밀려오는 파도에 기냥 허부적거리며 빠져들던 복음속 말씀이 나를 때린다.


"리노할매 니 맨날 '아부지! 감사합니더. 절대로 걱정것은거는 안할껍니더'

해샀더니 아직도 니 날 못믿고 쓸데없는 생각들만 믿을라 카네~"

"아~ 아입니더. 아부지! 갈낍니더.. 걱정안하고 갈랍니더"


토요일 아침 준비를 끝내고~

"할배요~ 자! 가자 요~"


오늘은 대전교구의 첫관문 당진에 위치한 솔뫼성지~합덕성당~신리성지~

대전리 무명순교성지~황무실 성지~원머리성지~ 신평성지 를 찾아나선다.


인천을 지나~ 의왕~안양~수원~평택~당진 솔뫼에 3시간여를 달려

12시 조금안되어 도착했다.


역시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 김대건안드레아의 생가터인 솔뫼엔 제법많은

순례차들이 주차되어 있고 노인을 모신 가족들과 젊은 청년들의 무리들이

순례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기도도 하고 셔터를 눌러대기도 한다.



소나무가 우거진 산이란 뜻의 솔뫼는 1821년 김대건신부님이 태어나

6살까지 증조할아버지 김진후 비오의 신앙을 먹고 자라던 평화로운 땅이었다.


그후 조선땅의 대 박해와 더불어 ...

증조부께서 1814년 해미에서 순교의 관을 쓰시고, 김종한 안드레아 작은할아버지

또한 1816년 대구감영에서, 아버지 김제준 이냐시오는 1839년 서울 서소문밖 에서 순교의

관을 쓰시고 돌아가셨던 ... 4대에 걸쳐 내려온 순교자의 거룩한 땅으로 남아있다.


이후 대건안드레아 신부님은 한덕골(용인)을 거쳐 골배마실에 정착하여

그때까지 살아계셨던 아버지의 신앙을 보고 배우며 7살 꼬맹이는 주님의

겨자씨 나무로 자라나고 있었나 보다.

 

골배마실 옆을 흐르던 실개천을 첨벙거려대며 뛰놀던 꼬맹이와...!!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세놈의 천사들과 함께 뛰놀던 그림을 그려보며

혼자 행복해 했던 몇달전 골배마실 성지를 순례하며 느꼈던 감정이 살아나며

이 세천사들의 앞날도 우리주님께서 필요한 나무로 키우시리라 소망해 본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문으로 한켠에 매듭을 푸는 성모경당이

세워져있어 엄청 반가웠다.

몇년전부터 매듭을 푸는 성모님께 모두를 봉헌하는 할매는 친숙한 성모님앞에

앉아 촛불 여러개를 밝혀드리며 또 주저리 주저리 청하고 청하여 본다.


주차장에서 만난, 낯선 자매님과 인사를 나누다보니 금새 가까워져 여기저기

함께 다니며 안내를 받게되었다.

사진도 같이 찍고, 십자가의 길 기도도 함께 걸어가다 보니

오랜지기같은 언니동생의 모습으로 솔뫼 성지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당진의 시골마을 (기지시리)에 있는 기지시성당에서 아직도 교리교사로

봉사를 하신다며 괜히 쑥스러하시던 건강한 모습의 칠순이 넘은 카타리나 형님이다.



전국일주 111개 성지를 다 순례끝내고 주교님 축복장까지 받으셨다는 그 형님은

참으로 대단하신 믿음의 분이신것 같으다.

차도없이 버스를 타고... 몇몇의 이웃들과 어울려 동승해 가기도 하면서..

전국 곳곳을 누비고 다니셨다는 믿음의 선배앞에 존경의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생가앞 마당에 앉아 계시던 교황님의 손을 잡아보며 리노할매한테도

축복의 인사해달라고 어리광?맞나? 비스무리 부려보기도 하며

처음만난 카타리나 형님과 솔뫼성지 온땅을 걸어다니며

얼마전에 새로 지은 커다랗고 웅장한 기억과 희망의  성전도 ,

아름다운 연꽃들이 피어 오른 잔잔하고 맑은 물의 호수?도..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기념관도...


순교복자 수녀회? 레지나 수녀님이 관리하시던 성물방에도 들러

아녜스 묵주라며 선물까지 사주시며 성지순례길의 벗으로 인연을 맺게되었다.



아참! 그리고 한국천주교회 성지순례 책자도 한권 샀다.

39곳을 순례하는 동안 스탬프를 찍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는데

그것을 찍느라 스탬프통을 찾아 돌아다니던 이들을 보며,


"할배요. 저거 뭐하는 거요? 와~ 저런걸 꼭 찍을라꼬 그라는지 모르겠네"

할배와 할매는 참 이상타며 이해를 못했는데..

얼마전 오늘도 열심한 검색가인 할배가 컴퓨터한테 물어봤나봐~

"145군데 성지를 다 순례끝내고 책자에 스탬프를 찍어오면

주교님의 축복장을 수여한다는~"


"할배요. 그거 받으몬 뭐하는데요? 아! 그래서 강화도 일만위 성지에

그래 써 있구만~'6대 꼴불견 신자'중 하나가 성지에 와서 스템프만 꽉 찍고

부르릉 돌아가는 신자^^라고.... 인자사 이해가 되네요"


몰랐을땐 몰라도 마침 들렀던 솔뫼성지 성물방에 비치된 순례책자를 보곤

할매도 달랑 한권을 사 들곤... 바로 옆에 놓여있던 스탬프도장을 날짜까지

적어가며 찍어 보았다.


"오! 이맛인가 보네~ 인자라도 열심히 한번 찍어봐야 겠네"라며

나오는데 할배가 두권사야지 란다.

"씰데없는 소리 하지마소! 실하고 바늘이 늘 같이 다니는데 두권이

와 ~ 필요한고? 이담에 하늘나라도 같이 가믄 될낀데"


넓고넓은 솔뫼터에 깊고깊은 믿음의 산 오르다보니 어느새

2시가 훨씬넘어 있었다.


끝까지 같이 있던 카타리나 형님을 차로 합덕 버스정유소까지 바래다주고

악수하며(우리는 모두 백신 2차 완료자니까^^) 아이스박스에 모셔져있던

김밥 한개를 가시면서 먹으라고 쥐어주고 돌아서오는 기분은 최고였다.



합덕성당 마당에 주차를 하고 계단을 올라가는 리노할배 왈

"여기 안사노 신부님하고 왔던 곳인데~ 저 계단을 보니 생각난다"


"아이갸? 여기가 아이고 아산 공세리 성당이라 안캤어요?

사진에 보니 두 성당 계단이 비스무리 하건마는~"

"그런가? " 갸우뚱 거려대던 할배는 길다란 종탑 꼭대기에 앉아 꼬꼬댁 거리는

베드로의 새벽닭 한마리와 십자가달리신 예수님이 바라다 보이는

만남의 장소 벤치에서 김밥을 먹으며

"아니야~ 여기가 분명 맞아 ~ "


공세리 성당과 더불어 충청도 최초의 본당으로 세워진

합덕성당은 1886년에 처음 지어졌다하니 이 또한 저멀리

옥천성당과 더불어 100년이 훨씬 넘은 나이를 먹고도 아직도

건재하고 웅장하게 서있는 충청도 지역의 복음화의 중심지로서

충청남도 기념물 145호로 지정되었다 한다.


 

성가정 순례자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 합덕성당 마당엔

성모님과 세가족이 집안에 머무른 평안한 모습의 상도 있더라.


긴나이의 거룩한 성전안에 들어가니 "오 마이갓! 세상에~

중학생 나이의 아이 서너명이 온 제대위를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만져대며 신기해한다.

 

"니네들~ 여기가 어디라고 그게를 올라가고 난리고?

절대로 올라가서 그라몬 안되는 곳인기라~ 얼릉 내려온나"

놈들은 아마도 신자네 식구가 아닌가 보다.

그러길레 구경하는 장소라고 관광객 모양 더듬거리고 다니제...


아이들을 몰아내고 예수님앞에 꿇어 앉아 주모경 바치고

오늘은 쪼매 바빠서 그냥 가야겠다고 인사하고 나와

다음 순례지인 신리성지를 향해 또 달린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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