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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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4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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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9-17 ㅣ No.149803

어린왕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샘이 있기 때문입니다.” 성지순례를 다니면서 사막에 샘이 있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황무지에 폭포수처럼 샘이 넘쳐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막에 숨어있는 샘을 오아시스라고 부릅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하느님나라의 도래를 사막에 샘이 넘쳐나는 모습으로 전하였습니다. “그때에 다리 저는 이는 사슴처럼 뛰고 말 못하는 이의 혀는 환성을 터뜨리리라. 광야에서는 물이 터져 나오고 사막에서는 냇물이 흐르리라.” 예수님께서도 사마리아 여인과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물을 마시는 자는 누구나 다시 목마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샘이 있기 때문이듯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지친 이들에게 샘물이 되어주는 이웃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를 전해 주셨습니다. 강도를 당한 사람에게 사마리아 사람은 거친 세상에서 귀한 샘물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발라드린 여인은 십자가의 길을 준비하시는 예수님께 귀한 샘물이 되었습니다. 십자가의 길에서 대신 십자가를 지고 갔던 키레네 사람 시몬은 예수님께 귀한 샘물이 되었습니다. 예수님 얼굴에 흐르는 피와 땀을 닦아드린 베로니카도 예수님께 귀한 샘물이 되었습니다. 2달 동안 신문사에 머물면서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정성껏 돌봐주신 80이 넘으신 노사제도 귀한 샘물이 되었습니다. 코로나 시대를 지내는 신문사에도 귀한 샘물이 되어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신앙은 이웃에게 위로와 나눔의 샘물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사막에는 신기루도 있습니다. ‘유토피아라는 말이 현실에는 없다는 뜻인 것처럼 신기루는 인간의 욕망과 욕심이 만들어내는 허상입니다. 신기루를 만나면 사람은 결코 갈증을 채울 수 없습니다. 그것은 그림의 떡과 같기 때문입니다. 아담은 선악과를 먹었습니다. 그러나 선악과는 하느님과 같아질 수 없는 신기루였습니다. 선악과를 먹어서 하느님과 같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을 닮은 모상을 찾아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삶이 하느님과 같아지는 것입니다. 바벨탑은 하느님나라로 갈 수 없는 신기루였습니다. 성공, 명예, 권력이라는 바벨탑은 결코 우리를 하느님께로 안내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야 한다.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그렇습니다. 탑을 쌓는 것이 아니라 섬김, 희생, 나눔의 삶을 살 때 이미 이곳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십자가 없는 부활도 신기루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막의 샘이 되어주는 삶을 이야기하십니다. ‘씨 뿌리는 이의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친절하게도 그 비유의 뜻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씨는 하느님의 말씀, 성서 말씀이라고 이야기 하십니다. 밭은 우리들의 마음이라고 하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들 마음의 밭에서 좋은 결실을 맺으려면 우리들 마음의 밭이 좋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어떤 밭이 좋은 밭입니까? 잡초가 무성하고, 자갈이 많은 밭은 아닐 것입니다. 사람들이 다니는 길가는 아닐 것입니다. 여러 가지 양분이 가득하고, 토질이 좋으며, 잘 다듬어진 밭이 좋은 밭입니다. 우리들 마음의 밭도 그렇게 가꾸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주님을 믿고, 주님과 함께 한다면 우리는 이 세상에서 천상의 샘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들 마음에 뿌리를 잘 내릴 수 있도록 내 마음의 잡초들을 뽑아내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내 마음의 밭에 기도의 거름, 나눔의 거름을 뿌려 주어야 합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까지 흠 없고 나무랄 데 없이 계명을 지키십시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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