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나해) 마르 14,12-16.22-26; ’2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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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4-05-24 ㅣ No.5774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나해) 마르 14,12-16.22-26; ’24/06/02

 

 

  

 

요즘 내년, 2025년 본당 설립 30주년과 세계 교회의 희년 및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 준비 기도를 바치면서, 문득 주 하느님의 입장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에 잠깁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것저것 달라고 하면서, 청하기만 했던 마음에, 한 번쯤 주 하느님께서는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하고자 하셨는지를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주 하느님께서는 왜 우리와 세상 만물을 만드셨을까?

아마도 사랑 자체이신 주 하느님께서는 뭔가를 사랑하셔야 되나 봅니다. 혼자서는 심심해서 못 견딜 정도로 뭔가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이와 함께 무엇인가를 하고 싶으셨나 봅니다.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 그래서 그가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집짐승과 온갖 들짐승과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것을 다스리게 하자.”(창세 1,26) 그래서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넘쳐흘러, 우리를 만드셨습니다. 주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남자와 여자로 만드시고, 같이 살 동물과 식물 그리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주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만드신 후 뿌듯해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31)

 

그런데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자신들에게 주신 것을 잘 받아 누리면서도, 거기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이, 더 좋은 것을 얻기를 바랬습니다. 심지어는 하느님과 같아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하지 말라는 것까지 했습니다. 그렇지만 정작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거꾸로 그나마 자신들이 에덴 동산에서 누리던 행복마저 깨져버렸습니다.

 

에덴 동산에서 나온 아담과 하와는 카인과 아벨 두 아들을 두었지만, 아들들이 서로 비교하면서 질투하고 시기하면서 죽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그 후손들도 하느님처럼 높아지고 싶어, 바벨탑을 쌓기까지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서로 다른 욕심들을 가지고 덤벼들었다가, 결국 자기 꾀들에 빠져 갈라지고, 흩어져 버렸습니다.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자신들에게 주어진 상황과 조건을 감사히 받아들이고 살기는커녕, 욕심을 점점 더 크게 부리게 되고, 그로 인해 더 큰 죄를 짓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착한 사람들마저, 다른 사람들이 나쁜 짓을 하여, 죄와 악으로 오염되어 버린 세상에서 살아야만 했습니다.

 

주 하느님께서는 이런 세상을 바라보시며 안타까워하셨고, 예언자들을 보내 말로 달래기도 하고, 다른 민족들을 시켜 벌을 내리기도 하셨지만, 풀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세상에는 죄가 산더미처럼 커져서 악을 형성하게 되었고, 사람들은 그 죄악의 굴레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하느님께서는 외아들 예수님을 보내서, 사람들을 구하기로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성모님을 통해 태어나셨습니다. 그리고 인간 세상에 적응하기 위하여, 요셉과 마리아와 함께 사셨습니다. 성가정에서 자라나 어른이 되셨고, 마침내 세상 사람들을 구하시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에게 가서 세례를 받으시면서, 구세주로서의 새 인생을 시작하셨습니다. 이때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성령을 통해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 1,11)라고 하시면서, 기뻐하시고 축복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카 4,18-19)라는 이사야 예언자의 예언대로 활동하셨습니다. 그분은 일생 동안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21)라는 말씀을 실현하셨습니다.

 

주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러 온 오천 명의 군중에게 먹을 것을 주셔서, 굶어 죽지 않게 하셨고, 병고에 시달리는 환우들을 고쳐 다시 행복하게 살게 해주셨고, 과부의 죽은 아들을 살려 그 어머니에게 위로와 희망을 안겨주셨고, 죽은 라자로를 다시 살려주셔서 한평생 나환우로 살면서 겪었던 모든 고생을 씻어주시고, 새 사람으로 살게 해주셨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얼마나 우리를 사랑하시고 구해주려고 하시는지, 말씀으로 알려주셨고, 기적을 통해 증명해 보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침내 우리를 죄악의 굴레에서 온전히 구하시기 위해, 우리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희생제사로 구원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돌아가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성체성사를 세우시면서, 예수님께서 왜 돌아가셔야 하는지 미리 알려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니 모두 그것을 마셨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마르 14,22-24)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이렇게 미리 성체성사를 세우시면서 미리 알려주었지만, 정작 예수님께서 돌아가시자 모두 슬픔에 잠겼고, 기운이 다 빠져버렸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는데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엠마오로 낙향하는 제자들에게, 성체성사 때와 똑같이 빵을 떼어 나눠주셨습니다. 그제서야 제자들은 눈이 열려,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성체성사는 우리 신앙인의 표징입니다.

성체성사는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는 표징입니다.

성체성사는 예수님의 뒤를 따라가는 데 필요한 생명의 빵입니다.

성체성사는 예수님의 말씀을 지키고, 실현시키도록 하는 우리의 영적 양식입니다.

성체성사는 예수님을 따라가다가 현세에서 실패하고 낙담하고 좌절하는 신자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향한 희망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부활하신 예수님의 약속입니다.

 

()영성체를 하는 여러분 축하드립니다.

여러분 성체성사를 영하면서, 예수님의 사랑을 느끼십시오.

성체성사를 영하면서, 예수님께서 일러 주신 하느님의 사랑을 깊이 체험하십시오.

성체성사를 영하면서,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더욱 깊게 하십시오.

성체성사를 영하면서, 예수님께서 일러 주신 말씀을 여러분 인생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으로 받아들이십시오.

성체성사를 영하면서, 성령의 힘으로 여러분에게 심어주신 예수님의 말씀을 실현하십시오.

성체성사를 영하면서, 성령께서 이끄시는 대로, 마침내 여러분의 삶 속에 하느님 나라를 이루십시오.

 

성체성사는 우리를 주 하느님과 예수님과 성령과 연결해 주고 하나 되게 합니다. 아울러 성체성사는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고 고백하며, 예수님의 말씀을 길이요, 진리요, 생명인 기쁜소식으로 받아들이고, 그 말씀을 실천하는 이들을 하나로 엮어주십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 서로 사랑하셔서, 그 하나된 사랑으로 우리를 구하십니다. 우리도 주님과 형제들과 하나된 사랑으로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고 실현하여, 우리가 선포하고 이루는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이들과 함께,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로 합시다.

 

주님께서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의 앞 길을 인도해 주시기를 성모님께 의탁합니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마르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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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꽃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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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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