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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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4-06-08 ㅣ No.5790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24/06/18

 

예전에 벨기에 출신의 죠셉 까르댄 추기경님이란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의 전기를 읽어보면, 그분의 어머니께서 늘 간식을 여러개 만들어 주면서, “나가서 놀다가 가난한 아이들과 나눠 먹어라. 그리고 네 아빠가 어렵게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라.”라고 했답니다. 어린아이인 죠셉 까르댄에겐 그 말씀이 혹시 기를 죽이거나 부담을 가져다주진 않았을까? 추기경님은 그런 말씀을 하시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머니가 어릴 때부터 비록 어렵더라도 늘 가난한 이웃을 생각하라고 가르쳐 오셨기 때문에, 늘 어려운 형제들과 함께 주님 앞에 설 수 있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분의 집안이 부자가 아니었습니다. 대대로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들이었습니다. 자신의 집안도 가난하지만, 더 가난한 집안이나 남모르게 드러낼 수 없는 고통을 안고 있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면서 살아가라는, 부모님의 성정이 아들 죠셉 까르댄을 추기경으로 만들었습니다. 까르댄 추기경님이 많은 공부를 하고, 능력이 많아서 추기경이 되신 것이 아닙니다. 늘 어렵고 힘겹게 현세를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하려 하고, 그분들의 구원을 위해 애쓰셨기 때문에 추기경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복음에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마태 5,44-45) 왜 그래야만 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46-48)라고 하신 주님 말씀에서 그 해답을 얻습니다. 유다인들이 죄인이라고 지탄하는 세리들보다, 구원의 대열에 선택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다른 민족들보다 나으려면, 아버지 하느님처럼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우리가 뭘 잘못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뭐 모자라서가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신 주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고 계시다는 그 확고한 믿음과 그 주님께서 우리를 마침내 구원해 주시리라는 변치 않는 희망 때문에, 우리는 어렵고 힘겨운 형제들과 함께하려고 하고, 되는 만큼 나누고자 사랑합니다. 그것은 바로 주님께서 우리를 완전한 사람이 되도록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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