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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 신부의 짧은 오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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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달현 [dalbong6] 쪽지 캡슐

2003-06-19 ㅣ No.2173

오늘은 성심교정 강의의 1학기 마지막 날입니다. 기말고사가 있는 날이지요. 시험 문제를 준비하면서 참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잘 준비하지도 못 하고 열심히 하지도 못 했기 때문이지요. 잘 듣지 않고 딴 짓 하는 친구들에게 조금은 서운했지만 생각해보면 저도 그 만큼 준비하지 못 했구나하는 생각입니다. 마무리는 지으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여러분, 여러분 저처럼 후회하지 마시고 잘 준비하세요....

 

오늘 복음 말씀은 마태오 6,7-15절까지의 말씀이고요 그 내용은 주님의 기도에 관한 것입니다. 제자들이 기도를 가르쳐달라고 하자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이방인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만 하느님께서 들어주시는 줄 안다. 그러니 그들을 본받지 마라. 너희의 아버지께서는 구하기도 전에 벌써 너희에게 필요한 것을 알고 계신다."라고 하시며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십니다.

 

주님의 기도는 주님께서 친히 가르쳐 주신 기도입니다. 한번 속으로 주님의 기도를 외워보세요. 기도 중에 간구하는 내용 순서를 보면 : 1) 처음 세 가지는 하느님과 그분의 영광에 관한 것이고, 2) 다음 세 가지는 우리의 필요에 관한 것입니다.  말하자면 무엇보다도 하느님을 최상의 위치에 놓은 다음에 자신의 필요와 소원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 생활 속에서 나보다 먼저 하느님의 원의를 찾고 그 다음에 자신의 소원을 찾는 것이 순서입니다.  그러므로 기도할 때에 내가 바라는 것 속에다 하느님의 뜻을 끌어 들이려고 해서는 안되며 우선적으로 하느님의 원의가 내 원의보다 우선적이어야 함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기도 둘째 부분에 나오는 우리의 요구와 필요에 관한 부분에서 보면 놀라운 통일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여기에서는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세 가지 요소와 세 가지 시간적인 구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1) 일용할 양식을 구함 : 이것은 나의 현재 생활을 하느님께 청하여 주님의 은혜를 구하는 것입니다.

2) 죄의 용서를 구함 : 이것은 나의 과거 생활을 하느님께 고백하여 죄의 용서와 은혜를 구하는 것입니다.

3) 유혹이 올 때에 도움을 구함 : 자연스럽게 살아가기에 방해가 되는 나의 미래를 하느님의 손에 맡기는 것입니다.

 

이상의 짤막한 기도 속에서 우리의 현재, 과거, 미래의 모든 것을 하느님 앞에 보여드리며 은혜를 구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 기도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전 생활을 하느님 앞에 놓는 것이며, 동시에 삼위이신 하느님 전체를 우리 생활 안에 받아들이려는 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첫째로, 우리가 육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양식을 간구할 때, 바로 그것은 창조자이시고 생명의 유지자이시며, 아버지되시는 성부께로 우리의 생각을 갖게하는 것이며

둘째로, 우리가 죄의 용서를 간구할 때, 우리 구세주이시요, 구원자이신 성자 그리스도에게로 우리의 생각을 향하게 하는 것이며,

세째로, 우리가 미래에 당할 유혹에서 보호하여 주실 것을 기도할 때 바로 위로자이시며, 강하게 하시는 이요, 보호자이신 성령께 우리의 생각을 향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이 짧은 주님의 기도 속에서 또 그 후반 부분은 현재, 과거, 미래를 포함한 나의 온 생애를 성 삼위이신 하느님 앞에 드리는 것이며, 하느님의 전 존재를 나의 생활 모든 영역 안에 받아들이는 것임을 명심하여 정성껏 기도하도록 해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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