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5동성당 게시판
우리의 기도와 하느님의 응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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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도와 하느님의 응답
오래전 읽은 한 시의 내용이 생각난다. 자세한 구절들은 떠오르지 않지만 대강 이런 내용이었다.
치유의 기적을 바라는 장애인들이 루르드로 대 행진을 하는 날이 있다. 그 행렬을 보고있던 한 여인이 목발을 짚고 있는 자신의 아들을 보면서 그 대열에 들어 루르드의 성모님께 치유를 빌어보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아들이 그러겠다고 대답하자 그 여인은 아들을 데리고 그 행렬에 함께 하면서 정말 간절히 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 날 밤에 아이를 자신의 무릎에 누이고 기도를 드렸다. "성모님! 이 아이가 더 이상 고통을 당하지 않게 빌어주세요?" "이 아이가 더 이상 슬프지 않게 빌어 주세요" 그 여인은 그렇게 기도를 하다가 스스르 잠이 들었다. 그리고 성모님의 미소를 보면서 자신의 기도를 성모님께서 들으셨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날이 밝고 유리창에 햇살이 비치기 시작할 무렵 여인은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면서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데 아들은 이미 하늘나라에 가고 빈 육신만 남았다는 내용이다.
이런 시를 읽으면서 결코 즐거운 이야기가 아님에도 웃음이 났다. 허탈함에서 오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당혹스러움에서 오는 것이었을까? 어쨌든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이를 통해 우리의 간절한 바램과 하느님의 응답의 차이를 어렴풋이 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 아이는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대로 더 이상 슬프지도, 고통스럽지도 않는 곳으로 성모님의 품을 통해 들어올려졌을 것이다. 그런데도 어머니가 그리 기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 무엇인가?
과연 우리는 우리의 바램이 무엇인지 알고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인가? 과연 우리는 "당신의 뜻대로...." 라고 자신 있는 응답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내가 그분의 부르심에 어떤 형태로든 응답을 했다면 나는 그 의미를 알고 있는 것인가? 혹시 우리는 그 분을 우리의 한계 상황에 가두어 두고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