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1주간 수요일 ’22/01/12

인쇄

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01-08 ㅣ No.4898

연중 제1주간 수요일 ’22/01/12

 

집안에 누군가가 아프면, 그 집안 식구들은 왠지 모르게 같이 아프게 됩니다. 아픈 이를 바라보는 마음도, 아픈 이가 아파하는 순간에 마음과 몸이 같이 아파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든 그 환우를 고쳐줄 수만 있다면 고치기 위하여 이리저리 허둥지둥 움직이고 주 하느님게 간절히 기도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회당에서 나오시어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시몬과 안드레아의 집으로 가셔서 열병으로 누워있는 시몬의 장모를 치유하십니다.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다가가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이 가십니다. 그러자 부인은 일어나 예수님과 제자들의 시중을 들어줍니다.

 

저녁이 되고 해자 지자, 사람들이 병든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을 모두 예수님께 데려왔다. 온 고을 사람들이 문 앞에 모여들었다.”(마르 1,32-33)고 합니다. 그렇기도 하겠지요, 어떻게든 살려고 하는 마음이 이해가 가고, 어떻게든 자기 자식을 고치려고 간절히 매달리는 부모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마르코 복음사가는 예수님께서는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셨다.”(34)고 전합니다.

 

그런데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35)시는데, 시몬과 제자들이 예수님을 찾아와서,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37) 라고 재촉합니다. 그들은 그들의 스승이 빨리 내려가서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고쳐주기를 기대하고 요청하였을 것입니다. 그들은 어쩌면 예수님께서 환우들을 고쳐주시는 모습이 신기했음을 물론이요, 끊임없이 몰려드는 백성들에게 일종의 환희를 느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38) 라고 잘라 말씀하시고는 자리를 뜨십니다. 아마도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의 병을 고치러 인간계에 오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질병에서 해방시켜 주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신 그 모습을 회복하도록 해주시기 위함이며, 그를 통해 주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 병을 고쳐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질병에서 벗어나 주 하느님을 찬양하고 새롭게 살아가기보다는, 어서 빨리 질병에서 벗어나 세상의 아귀다툼 속에서 승리하고 보다 더 높이 올라가 보다 더 물질적으로 풀요롭게 살고 싶어서, 자기 목숨 하나 살리려고 몰려드는 탐욕스런 사람들을 달가워하지 않으셨나 봅니다.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환영받는 것 그리고 칭송을 받는 것은 기쁜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겸손을 잃고, 마치 자신이 좋고 훌륭해서 사람들이 자신에게 몰려드는 것으로 착각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그 열광과 인기는 신기루 같은 허상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게 됩니다. 인기와 영광은 잠시뿐이며, 내 외적 어느 특별한 부분에 대한 열광일 뿐이지, 내 인격과 삶이 그에 따라 성숙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는 사람들에게 각광받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내 재능을 통해 나를 완성하고 봉사함으로써, 아니 거듭 봉사하는 과정을 통해 완성되어 가면서 주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태어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 다른 말로 사해동포주의와도 같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 봉사하기 위하여 내 자질을 계발하고 청하며 나를 완성해 나가기로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