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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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2006-10-24 ㅣ No.1362
* 우리의 어머니
몇 일전 수녀원 정문을 나서 바로 이웃하고 있는 초등학교를 지나게 되었다.
그런데 아이들 둘이 치고 박고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덩치가 큰 한 2학년 정도 되는 학생이 동갑내기 체구작은 아이와 붙었나 보다.
체구작은 아이의 코에서는 코피가 주루룩 나왔다. 코피를 낸 아이나 나는 아이 모두 씩씩거리며 울먹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체구작은 아이 엄마가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 엄마는 자기 아들의 코에서 코피가 나는 것을 보고 사색이 되어 달려왔다.
그 꼬마는 엄마가 와서 설움이 복받쳤는지 더 크게 울었다. 엄마는 그 아이의 코피를 닦아 주었다. 그리고 코피를 낸 아이를 불렀다. 그 아이도 친구의 코피를 보자 겁이 나는지 울먹였다. 그 엄마는 그 아이의 먼지을 털고 얼굴을 닦아 주더니 두 아이를 모두 한 품으로 덥석 안아 주었다. 두 아이는 한 엄마 품에서 함께 같이 울었다.
나는 한참을 바라 보았다.
그날 수업에 좀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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