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1주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기념 미사(나해) 요한 10,11-16; ’2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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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8-02 ㅣ No.4754

연중 제21주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기념 미사

(나해) 요한 10,11-16; ’21/08/22

 

 

 

 

 

 

 

 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신 20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김대건 신부님은 1821821일에 태어나셨습니다. 183612월 한국에 파견된 파리외방전교회 모방 신부님으로부터 최양업 토마스, 최방제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와 함께 신학생으로 선발되어 마카오로 유학을 떠나셨고, 184412월 최양업 신부님과 함께 부제서품을 받으시고, 1845817일 상하이 금가항 성당에서 제3대 조선교구장 페레올 주교의 집전으로 사제서품을 받으셨고, 귀국하셔서 1년 남짓 사제생활을 하시고, 184665일 관헌에 체포되어 옥고를 치르시다가, 915일 새남터에서 참수형으로 순교하셨습니다.

 

김대건 신부님은 최양업 토마스와 최방제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보다 늦게 신학생으로 선발되었고, 기록에 의하면 제일 늦게 신학생으로 선발되어 신학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다른 두 분 신학생에 비해 조금 뒤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건강도 좋지 않아 힘겨워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세 분 중에 제일 먼저 사제서품을 받으셨고, 귀국하셨지만 제일 먼저 순교의 영광을 받으시고, 1857년 교황 비오 9세에 의해 가경자로 선포되시고, 192575일 교황 비오 11세에 의해 복자품에 오르시어, 198456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여의도에서 성인품에 오르셨습니다.

 

굳이 비교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같이 공부하신 신학생들과 인격면에서나 성품면에서 서로들 다르셨고, 교회 내의 사목 생활이란 면에서 각기 다른 길을 걸으셨습니다. 김대건 신부님은 한국천주교회 초기 조직 체계 설정을 위한 선교사 영입이라는 역할을 주로 맡으셔서 활로를 개척하다가 관헌에 체포되어 장렬하게 순교하셨습니다. 최양업 신부님은 박해시기의 한국 교회 신자들의 사목을 위해 외국인 선교사제들을 대신하여 전국의 사목현장을 몸으로 뛰시면서 성사를 주고 미사를 봉헌하는 사목활동의 역할을 주로 맡으셔서 그야말로 땀의 순교자가 되셨습니다. 최방제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학생은 신학 공부 중 위열병에 걸려 투병 중에 18371126일 먼저 돌아가심으로써, 다른 두 신학생과 후배 한국인 신학생들의 양성과 활동을 위한 거름이 되셨고, 천국에서 한국 신학생들을 위한 수호자처럼 전구 기도하고 계십니다.

 

이 세 분을 기억하며, 주 하느님께서는 각기 다른 사람을 각기 다른 방법으로 부르시고, 각기 다른 양성과정을 거쳐, 각기 다른 역할을 주시고, 각기 다른 사목생활을 통해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안배하셨습니다. 세분은 각기 다르셨지만, 사랑의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섬기는 천주교회를 통해 주님의 부르심을 듣고 그 부르심에 각기 응답하여 사제의 길을 걷기 시작하셨습니다.

 

김대건 신부님과 최양업 신부님이 신학생으로 처음 선발되어 공부를 할 때, 갖가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마카오에서 공부를 하다가 민란으로 두 번이나 다른 곳으로 피난을 갔다가 돌아와야만 했고, 몇 번에 걸쳐 귀국길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중국으로 되돌아가야만 했습니다. 우리 같으면, 이렇게 어려운 역경을 겪고, 번번이 귀국에 실패할 때마다, ‘,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아 떠날 만도 한데,

 

과연 무엇이 이분들을 계속 사제로 살도록 이끄셨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신학생들은 사제가 되기 위한 과정이었으니까 그나마 그렇다고 쳐도, 나중에 귀국할 때나 귀국한 이후에도 박해의 칼날을 피해 도망치듯 쫓겨 다니며 숨어서 숨어서 사제생활을 영위하셔야 할 때,

 

과연 국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이렇게 활동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회와 동시대 사람들이 반기지 않고, 오히려 백안시하고 박해하려고 하는 선교활동이 어떤 가치가 있을까?’

이러다가 잡혀서 죽고, 결국 그렇게 끝나고 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괴감과 의구심이 들지는 않으셨을까? 그때마다

 

어떻게 그런 현실적인 어려움과 이겨낼 수 있었고, 또 그 어려움을 당하며 느끼는 감정들을 잘 정리하고 이겨내서 사제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을까?’

 

하는 묵상에 잠기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양을 치는 목자에 비유하셔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착한 목자다.”(요한 10,11)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은 우리를 구하시기 위해 목숨을 바치십니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11)

 

사회에서 내노라하는 다른 지식인들은 지식을 팔아먹기는 할망정 혹여 어려움이 닥치기라도 하면 다 버리고 도망을 가버리지만, 주 예수님께서는 위험이 닥치고 원수가 다가와도 우리를 버리고 도망가시지 않습니다. “삯꾼은 목자가 아니고 양도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들을 버리고 달아난다. 그러면 이리는 양들을 물어 가고 양 떼를 흩어 버린다.”(12) 삯꾼들은 자기 먹고 살기 위해서 오는 것이지 양들을 구하러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그는 삯꾼이어서 양들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13)

 

주 예수님께서는 우리 한 명 한 명을 아시고, 사랑하시기에, 우리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알고 있고, 예수님을 따르게 됩니다.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14)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구하시기 위해 예수님 자신의 생명을 바치실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이는 바로 우리를 구하라고 예수님을 파견하신 아버지 하느님의 뜻이며, 우리를 향한 아버지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예수님도 아버지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을 잘 아시고, 우리를 구하시기 위해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셨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아버지께서 우리 보잘것없는 인간을 구하시기 위해 예수님 자신을 희생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듣고서 하느님을 원망하거나 아버지 하느님께서 하라는 일이기에 마지 못해 오신 것이 아니라, 아버지 하느님께서 아들 예수님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알고 느끼고 믿기 때문에, 아버지 하느님의 명을 받들어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이는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다. 나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다.”(15)

 

예수님께서는 비단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뿐만 아니라, 예수님을 믿지 않고 심지어는 박해하고 죽이려고 하는 이들까지도 사랑하시며 구하려고 하십니다. 특별히 이 일이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 실현해야 하는 역할이며 사명입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이 우리 안에 들지 않은 양들도 있다. 나는 그들도 데려와야 한다. 그들도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마침내 한 목자 아래 한 양 떼가 될 것이다.”(16)

 

신앙은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초대이며, 그 초대에 응답함으로써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게 됩니다. 시작과 부름이 인간적인 것 아니고, 인간의 힘으로 응답하고 따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주 하느님의 도우심과 이끄심을 느끼고 청하며, 신앙인으로 신비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하시면서 우리를 일깨워 주시는 주 예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와 함께하시면서 깨우쳐 주고 계신 주 예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를 지켜 주시고 돌봐 주고 계신 주 예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를 용서해 주시고 채워주고 계신 주 예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를 섭리로 이끌고 계신 주 예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를 은총으로 안배해 주고 계신 주 예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아멘.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요한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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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1주일 꽃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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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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